마녀의 고해
20210104
kpc 박성태
pc 예청명
과거에는 화려한 축제가 벌어졌을 이곳은
퀴퀴한 냄새만을 풍기는 시커먼 마을로 돌변한 지가 오래입니다.
성당에는 살아남은 몇 안 되는 사람들이 드나들고 있습니다.
절박한 인간은 신에게 매달립니다.
이 무너져가는 세상은 당장 내일 멸망할까요,
오늘 멸망할까요.
알 수 없습니다.
당신에 대해 이야기 하자면,
근래에는 묘한 꿈을 꾸고 있습니다.
모든 이들이 당신의 옷자락을 붙잡고 살려달라 곡소리를 내는 꿈입니다.
한 발자국만 잘못 디뎌도 무저갱에 떨어질 것만 같은 모습.
사람들은 점차 시체처럼 썩어들어가는,
요컨대 악몽이 지속적으로 당신의 밤을 두드린지 벌써 몇 달 째입니다.
정확히 꿈이 시작된 시점을 짚어보라면 분명,
그래요,
그 날부터일 것입니다.
박성태가 이 마을에 나타난 일이요.
성당의 신부님이 전염병으로 죽고 그 빈 자리를 대신하러 온 이였습니다.
처음 본 순간부터 기묘한 꺼림칙함을 느꼈었는데,
어째서인가 두 사람의 관계와는 별개의 감정이었던 것 같습니다.
자의와는 전혀 상관 없는 이질감.
이를 테면 생리적인 거부감.
세상이 흉흉해서일까요.
이유는 오리무중입니다.
하지만 악몽과도, 박성태에게 든 기묘한 거부감과도 별개로 당신은 오늘도 성당으로 향합니다.
세계를 구해달라는 기도, 그래도 해야지요.
모든 이들이 하고 있습니다.
말세에 필멸자는 대체로 절대적인 존재를 찾기 마련입니다.
무의미하다 한들 말입니다.
성당 안쪽은 고요합니다.
오르간 소리도 들리지 않습니다.
다만 십자가 아래에서 기도를 하는 자의 인영이 보입니다.
박성태입니다.
사제복을 입고 있는 박성태는 인기척에 고개를 돌립니다.





박성태는 오랫동안 잠을 자지 못한 사람처럼 보입니다.
눈밑에 퀭한 것이,
상태가 영 별로입니다.
휴게실에서 차라도 타주는 건 어떨까요?
휴게실
휴게실 안쪽은 피로를 풀 수 있는 찻잎과 간식이 놓여 있습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의자 아래에 떨어진 종이 조각을 발견합니다.

[ 그 저주는 마치 전염과 같아서, 누군가의 주도 하에 퍼지면 겉잡을 수 없게 된다. ]
저주? 전염? 성당에 있기에 적합한 내용은 아니군요.

박성태를 위한 차를 끓여 전달하면
박성태는 감사를 표합니다.


지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아까 전 발견한 종이가 책에서 떨어져 나온 것이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렇다면 성당 내부 이와 관련된 책이 있다는 것일까요?
아무래도 이대로 돌아가기는 어려울 것 같습니다.
박성태에게는 말하지않는게 좋겠어요.

당신은 박성태 몰래 뒷문을 통해 성당 지하에 있는 서재로 향합니다.
서재
서재 안은 허전합니다.
몇 개의 책들이 어지럽게 널려 있는 것을 제외하고는 꽤 이질적으로 다가오는 모습입니다.
당신이 올 때면 언제나 이곳은 책들로 가득했으니까요.
관찰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2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몇 가지 책들이 사라졌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한 열이 통째로 비어 있습니다.
빈 자리에 대고 자료 조사 롤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9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나무 책장 틈 사이에 끼워진 또 다른 페이지를 발견합니다.

페이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아주 오래된 고대부터 예언가와 마법을 다루는 이들은 진실을 이리 외치곤 했다.
마녀를 찾아라! 마녀를 잡아라!
마녀와 악마는 어떻게 잡을 수 있는가?
그들을 어떻게 찾을 수 있는가?
그들은 제 모습을 감추지 못한다.
발길이 닿자마자 환경이 반응한다.
악마와 마녀를 죽이기 위해서는, 단 한 가지 필수적인 요소가 존재한다.
그 면전에 대고 ‘지금 내가 너를 죽이겠노라’ 선언하는 것이다.
악마의 이름을 부르며 말이다.
필기체로 적힌 글자를 보아하니
이건 책에 인쇄된 것이 아닌 타인이 직접 쓴 문장 같습니다.
도대체 이게 무슨 뜻일까요?
지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이것이 아주 오래된 종이임을 알아차릴 수 있습니다.
꽤나 시간이 흐른 고서에나 있을 법한 누렇게 변색되고 버석한 종이 질감입니다.
이 이후 탁자에 놓인 편지의 일부를 발견합니다.

읽으면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그 때, 지하실의 계단 위에서 발걸음 소리가 들립니다.
숨거나, 그냥 그 자리에 가만히 있을 수 있습니다.
이곳에 올 사람은 박성태 말곤 없으니까요.

기준치: | 75/37/15 |
굴림: | 3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런데 뭔가 이상합니다.
누군가와의 대화 소리가 함께 섞입니다.
“일의 진척이 너무 느려. 언제까지 질질 끌 생각인 건가?”
“방해물이 있어 어쩔 수 없었어요.”
“도대체 그 방해물이 무엇인데?”
늙은 남자의 목소리와, 너무나도 선명한 박성태의 목소리.
박성태는 서재에 들어와 탁자 위에 있는 공책을 집어듭니다.

문이 닫히고 두 사람이 사라집니다.
성당에서 빠져나와 마주한 마을은 휑하기만 합니다.
버석버석한 땅과 동물의 시체, 다른 곳에서 온 의사들은 죽은 전염병 환자들을 병원으로 옮깁니다.
고딕 건물들의 벽에는 생기를 잃은 담쟁이 덩굴들이 툭, 툭, 떨어져 나가고 있습니다.
이곳에서는 이제 햇볕을 받는 스테인드 글라스로 무장된 성당만이
가장 아름다운 존재로 남았습니다.
죽은 자들이 있는 병원이나 생존자들이 모인 마을 회관으로 가볼 수 있습니다.

병원은 환자들의 곡소리만 간간히 들릴 뿐 생명의 숨소리는 거의 없다시피 합니다.
의사와 간호사들은 분주하게 곳곳을 소독하고 있습니다.
입구를 기웃거리는 당신을 향해 간호사가 다가와 이 이상 들어오면 안 된다고 경고 합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99 |
판정결과: | 실패 |
아무것도 보이지않습니다. 도대체 뭐가 문제라는 걸까요?
병원 입구에 나오면 벽에 붙은 전단지들과 익숙한 수도복의 옷자락을 발견합니다.
박성태입니다.
의사와 대화를 하는 모습은 유려하기만 합니다.
낮에 피곤한 얼굴은 어디로 갔는지,
진심으로 병세를 걱정하는 듯한 모습이, 어쩐지…
정신력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64 |
판정결과: | 실패 |
예청명은 문득 박성태를 향한 역겨움과 공포을 느낍니다.
시체를 보았기에 느끼는 감정인지, 박성태를 보았기에 생긴 감정인지는 알 수 없으나
확실한 점은 생리적인 거부감에 가깝다는 사실입니다.
결코 자의가 아닌 타인이 강제로 주입한,
아니, 아주 깊은 본능에서부터 흘러나온…….
그가 마치 악마처럼 보입니다.
전단지를 보거나, 박성태를 관찰할 수 있습니다.

박성태를 관찰하고 있으면 문득 박성태와 눈이 마주칩니다.
당신을 발견한 박성태의 표정이 오묘해지더니, 이내 당신에게 가까이 다가옵니다.




미심쩍은 글귀와 미심쩍은 박성태의 태도가 자꾸 자신의 신경을 긁습니다.
주위 간호사와 의사들이 말하는 게 들립니다.
듣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5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박성태에 대한 이야기라는 것을 알아차립니다.
간호사:“정말 착한 분이시지, 매일 와서 환자를 위해 기도하고…”
의사:“요즘 항상 밤을 새는 것 같으시더라고. 어쩐지 수척한 기색이던데, 바쁜 일이 생긴 걸까?”
간호사와 의사들에게 말을 걸어볼 수 있습니다.





전단지를 자세히 보면 광고물이 아닌 성서의 구절을 따온 종이임을 알 수 있습니다.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관찰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6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마을회관으로 이동합니다.)
마을 회관
마을 회관에 있는 사람들은 정말 그 수가 손에 꼽을 만큼 적습니다.
그들은 마을을 버리고 떠날 것에 대해 열띤 논의를 벌이는 중입니다.
한구석에는 꼬마 아이들이 두어 명 웅크린 상태입니다.
논의를 벌이는 어른들에게 가보거나, 아이들에게 가볼 수 있습니다.

모든 사람들이 공포에 질려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그들은 당신이 온 것도 눈치 채지 못하고 덜덜 떨리는 목소리로
이곳을 당장 떠나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하지만 어디로?
다른 곳으로 도망쳐봤자 전염병은 이 나라 전역에 퍼지고 있습니다.
그러다 문득, 귓가에 들어오는 소리.
주민 1:“그거 들었어요? 뱀의 저주라고. 그 저주가 한 번 퍼지면 사람들을 다 죽이고, 마을을 멸망시킬 수가 있대요.”
주민 2:“악마야. 분명 악마가 이곳에 들어온 게야. 악마가 저주를 퍼트린 거야.”
악마.
정신력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80 |
판정결과: | 실패 |
문득 검은 수도복의 박성태가 떠오릅니다.
악마.
어쩐지 그가, 자신을 죽이러 올 것만 같은 기시감과 공포감이 듭니다.
왜?

아이들에게 다가가면 아이들은 조용히 구슬로 저들끼리 놀고 있습니다.
가만히 다가온 예청명을 발견하면 곧 한 아이가 울먹이며 묻습니다.
아이: 우리 죽어요? 우리 죄다 죽어요?

아이들은 무어라 무어라 이야기를 떠들지만 울음 소리에 뭉개져 제대로 알아듣기가 어렵습니다.
말재주나 설득 등 대인 기능 롤을 사용해 진정시키는 것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35/17/7 |
굴림: | 16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겨우겨우 울음을 그친 한 아이가 중얼거립니다.
아이:“저희 말이에요, 매일 기도하러 갔어요. 성당에 밤마다 갔어요. 우리를 구해달라고 신한테 기도하러 갔어요.”
“신부님이 우리한테 전부 괜찮아질 거래요. 그리고 자꾸 미안하대요. 왜 미안하다 그랬을까요? 모르겠어요.”

아이:"...모르겠어요. 그냥 다 미안하다구 그랬는데.. 어른들이 다 죽을거라고..그래서. 신부님 말은 믿어야한다고 우리 엄마가 그랬어요."

회관을 나서면 구석에 앉아 중얼중얼 알 수 없는 내용의 기도를 흘리는
늙은 비쩍 마른 사내가 보입니다.
그는 당신을 발견하자마자 대뜸 외칩니다.
악마가 왔어, 여기에 악마가 왔어!
악마가 저주를 퍼부은 게야, 그래서 우리가 다 이 모양이 된 거라고!
공포에 경직된 근육이 파르르 떨리는 것이 시야에 담깁니다.

남자는 정신이 나간 것처럼 예청명의 두 팔을 붙잡고 악을 씁니다.
늙은 남자:악마를 죽여야 해! 악마를 죽여야 해!
성서를 읊고 칼을 들어. 그를 코앞에 두고 죽이겠다 알려야해. 그것이 인간의 사명이다.
이름을 부르고 사형을 선고해야만 한다.
회관에서 사람들이 뛰쳐나옵니다.
주민들:저 인간 또 저러는군,
탄식하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장정이 나타나 사내를 억지로 당신에게서 떨어트리려는 순간,
너무나도 또렷한, 너무나도 선명한,
너무나도 굳건한 목소리의 속삭임이 귓가에 내려앉습니다.
바로 이 공포에 사로잡힌 사내의 것이었습니다.
늙은 남자: “저주가 사라질 방법은 주체를 죽이는 것뿐이라고, 친구…”
왜 자꾸,
왜,
자꾸,
박성태가 생각나는 걸까요?
당신은 집으로 돌아갑니다.
어쩐지 많이 피로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그런데 집앞에 누군가의 그림자가 보입니다.
박성태입니다.
요즘따라 자신의 주변에 많이 등장하네요.
박성태는 당신에게 새로운 차를 건네주러 왔다고 방문한 이유를 댑니다.





신부는.. 사람들의 고해를 들어주지만. 제 고해를 들어줄 사람은 신밖에 없어요.
어쩐지 그 말은 꽤 서글픈 느낌이 났습니다.
그렇다면 대체 무엇에 관한 고해인 걸까요?
문득 박성태가 묻습니다.


박성태는 예청명을 빤히 바라보다가,
무언가 굳게 결심한 얼굴로 인사를 하고 사라집니다.
집에 돌아와 침대에 몸을 뉘여도 마을에서의 일이 떠나가질 않습니다.
박성태의 모습
또한. 악마, 저주, 주체.
박성태의 수상쩍은 행동들.
주체를 죽여라. 악마를 죽여라.
그러면 무슨 일이 일어나련지요.
그러면 이 모든 끔찍한 저주가 사라지기라도 하나?
박성태가 어쩌면 이 일의 원흉일지도 모른다 이야기 하는 당신을
믿어줄 이가 있을지 모르겠습니다.
병원에서 보았듯이 박성태에 대한 마을 사람들의 신뢰는 두텁기 그지 없었습니다.
분명 당신은 이단자로 몰릴 것입니다.
즉, 이 일의 결정권은 오롯이 당신에게만 있습니다.
잠이 몰려옵니다.
아, 모르겠습니다.
뭐가 어떻게 되어가는 건지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래요, 아침에 눈을 뜨면 다시 박성태를 찾아가봅시다.
얼굴을 봐야 무엇이든 될 것만 같은 기분이 듭니다.
…
…
꿈을 꾸었습니다.
무언가 당신의 목덜미를 부드러이 감싸쥐더니, 당신의 손에 칼을 쥐여줍니다.
눈앞에는 박성태가 있습니다.
눈물을 흘리는 박성태입니다.
그의 심장에 칼을 찔러넣습니다.
아, 이것으로 당신은 오롯이 자유가 됩니다.
자유가…
시간이 얼마나 흘렀는지 모르겠습니다.
문득 탄내가 당신의 코를 찌릅니다.
어렴풋이 눈꺼풀을 들어올리니
방안이 매캐한 연기로 가득 차고 공기 중에 열기가 떠다닙니다.
불이야!
날카로운 외침이 들려봤자 이곳에 화재를 진압할 인원은 얼마 되지 않습니다.
마을의 몇 안 되는 생존자가 양동이로 물을 퍼
창밖에서 당신의 집에 난 불을 끄려는 얄팍한 시도를 하는 게 보입니다.
하지만 턱 없이 적은 수입니다.
탈출할 수 있을까요. 시도라도 해볼까요.

방밖은 이미 나갈 수 없는것같습니다.
도망치려 하면 점점 시야가 감깁니다.
숨이 찹니다.
뛰쳐나간 방 바깥은 화마가 지배했습니다.
이대로 죽는 건가 싶습니다.
고통에 바닥을 깁니다.
그 때 누군가 당신을 끌어안고 창밖으로 뛰쳐나갑니다.
신선한 산소가 폐부에 차고 나서야 죽을 듯이 기침을 내뱉었습니다.
여전히 불에 타오르는 집이 보이지만 그게 중요한 것이 아닙니다.
당신의 앞에는 박성태가 있었습니다.
재에 그을린 모습으로 어쩐지 복잡한 표정입니다.




갑자기 박성태는 예청명의 말을 끊고 무례하다 싶을 정도로
단호히 등을 돌려 가버립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86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5/37/15 |
굴림: | 93 |
판정결과: | 실패 |
기준치: | 75/37/15 |
굴림: | 53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 탄 성냥과 기름이 떨어져 있음을 알아차립니다.
지능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1 |
판정결과: | 대성공 |
불을 지른 자가 박성태라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SAN (1/1d2)

기준치: | 55/27/11 |
굴림: | 62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2
()
2
2
그렇다면 왜?
기껏 죽이려 해놓고, 도대체 왜?
아, 하지만 이것으로 당신은 정신이 또렷해집니다.
저 자는 악마야. 박성태는 악마야.
당신을 죽이려 했습니다.
당신이 종이를 보아서?
당신이 무언가를 알아차린 것 같아서?
문득 당신은 불에 의해 쓰러진 집의 나뭇더미 아래에 어떤 물건이 떨어진 걸 발견합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15 |
판정결과: | 극단적 성공 |
칼입니다.
식칼.
품에 숨길 수 있을 만한 크기와 누군가의 명치에 찔러 넣으면
단박에 숨통을 끊을 만한 날카로움.
점점 이성이 흔들리기 시작합니다.
당신의 목숨을 위협당했다는 사실이 정신을 흐트러 놓습니다.
불타버린 집을 뒤로 하고 마을 회관으로 이동합니다.
여분의 이불과 베개를 받았지만 잠이 올 턱이 없습니다.
정말로 그가?
정말로 당신을 해치려는 목적으로?
회관에 누우면 몇 개 전부 불타지 않은 예청명의 물품을 마을 사람이 가져다줍니다.
위로와 응원을 약하게나마 전달도 하네요.
문득 짐을 바라보면 처음 보는 것이 있습니다.
굉장히 오래된 책입니다.
공책일까요?
수기?
마을 사람에게 책에 대해 물으면 오히려 어리둥절한 낯을 짓습니다.
주민:“네 것 아니야? 화재로 무너진 집의 박살난 책장 밑에 깔려 있었어.”

지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7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이 마을에 전염병이 돌기 시작한 때가 박성태가 성당에 도착한 날과 동일함을 떠올립니다.
소름 끼칠 정도로 기막힌 타이밍이었죠.
새벽이 무르익지만 잠은 여전히 오지 않습니다.
그런 당신의 곁에 인기척이 느껴집니다.
누구지?
떨리는 한숨 소리가 들립니다.
어쩐지 익숙합니다.
수도복이 사락거리는 소리.
그렇군요.
다시 박성태입니다.
뭘 하려는 셈일까요.
가만히 지켜볼까, 싶어지는 순간입니다.
네가 나를 방해해.
어쩐지 울분에 찬 목소리가 귓가에 내려앉습니다.
이어서, 당신의 목을 조르는 손길.
숨이 사라집니다.
근력 롤

기준치: | 80/40/16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점점 머리의 산소가 없어진다 싶을 즈음에야 손이 겨우 떨어집니다.
미미한 흐느낌이 귀에 들어오나 싶을 무렵 인기척이 사라졌습니다.
꿈이었을까요?
하지만 목에 남아있는 감각만큼은 너무도 선명합니다.
정말로, 나를, 죽이려 했어.
끔찍한 기분이 등줄기를 타고 올라왔습니다.
마을 회관에서 겨우 이불을 덮고 잠에 들었다 언제 깨어났는 지도 모르겠습니다.
사람들은 정말로 말세라며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듯이 성당에 기도를 하러 사라졌습니다.
집을 잃은 지금으로선 당신도 몸을 위탁할 곳이 회관과 성당밖에 없습니다.
시간은 미사가 시작되기 30분 전입니다.
딱 이 시간부터 고해소에 박성태가 자리하고 있을 것입니다.
박성태와 얼굴을 보지 않고 대화를 할 수 있는 유일한 시간이기도 합니다.
고해, 고해성사라. 그렇다면 무엇에 관한?
저주를 몰고 다니는 주체를 죽이라는 사내의 목소리가 떠오릅니다.
악마를 죽이라는…
그를 위해 사형을 선고해야 한다던…….
아,
박성태를 죽일 거라는 고해?
성당에 도착해 고해소로 향하면 작은 공간이 나옵니다.
신자가 들어가는 장소에 몸을 욱여넣으니
닫힌 고해창 너머 박성태의 잠긴 목소리가 들렸습니다

자, 말해보세요. 당신은 무엇을 고백하기로 했었나요?

그래요,
바로 그거예요.
나는 오늘 당신을 죽일 겁니다.
선고입니다.
악마와 마녀를 향한 선고입니다.
단두대는 당신의 손에 쥐여져 있습니다.
고해창 너머에서 침묵이 흐릅니다. 그 어떤 대답도 들리지 않습니다.
자리에서 일어날까요.
일어나 이곳을 뜨려고 할 때 듣기 롤을 굴릴 수 있습니다.

기준치: | 60/30/12 |
굴림: | 28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기도문을 중얼거리는 박성태의 목소리를 듣습니다.

Agnus Dei, qui tollis peccata mundi, dona nobis pacem.
외국어 롤

기준치: | 1/0/0 |
굴림: | 68 |
판정결과: | 실패 |
고해소를 빠져나와 성당의 정문을 열고 들어가면 아무도 없습니다.
모든 신자석은 텅 빈 상태입니다.
성당 내부를 살피면 단상 위 제대에 놓인 일기장이 보입니다.

xx. xx.
마녀를 죽여라.
이것이 내게 부여된 사명이다.
xx. xx
뱀의 아버지의 미움을 받은 이들은 이 멸망의 주체로 작용된다
그들이 바란 것이 아님을 알면서도 세간은 그들을 ‘마녀’와 ‘악마’라 칭한다.
xx. xx.
찾았다. 마녀다.
저런 사람이 정말로 뱀의 저주를 받은 자란 말인가.
말끔한 얼굴은 내 존재를 반가워하지 않는 것처럼 보인다.
가짜 사제 노릇을 더 잘 해야 하나보다.
친밀함을 쌓기 위해 관계의 발전을 도모하고 좀더 관찰하기로 했다.
xx. xx.
마녀’란 무엇인가?
뱀의 저주를 대대로 받은 집안은
그 저주를 받은 사람이 존재하는 것만으로도 한 마을을 궤멸시킬 수가 있다.
그 사람은 자신이 어떤 존재인지 단 하나도 눈치 채지 못한 것 같다.
이유도 모르고 내 손에 의해 죽게 된단 말인가? 이럴수가…
xx. xx.
어떡하지.
갈수록 대의를 위해 마녀를 죽이는 일에 망설임이 깃든다.
xx. xx.
정신차려, 박성태. 정신차려! 이건 세상을 구하는 일이야.
너만이 할 수 있어. 저 사람이 죽지 않으면 온 지구가 멸망할 지도 몰라.
xx. xx.
아, 신이시여.
난 믿지도 않는 신을 찾는다.
xx. xx.
전 그 애를 죽일 수 없어요.
xx. xx.
내 일기장을 본 박사님이 불같이 화를 냈다.
나약한 소리만 할 거라면 무엇하러 이곳에 왔냐고.
신음하는 환자들이 보이지 않냐고.
전염병에 쓰러진 시체가 보이지 않냐고.
xx. xx.
방해물이 뭐냐 물으셨습니까.
그건 내 흔들림입니다.
xx. xx.
오늘 그 애의 집에 불을 질렀다.
견디지 못하고 결국 꺼내 오고 말았다.
xx. xx.
그래.
이젠 정말 해내야 한다. 이곳은 막다른 길이다.
마을 사람들의 공포가 증폭되었다.
그 애를 내가 끝내지 않으면 이곳은 돌이킬 수 없게 된다.
그 애가 마지막 저주를 받은 자니까, 그 애만 없으면,
그 애가 없으면,
그 애가 없다면…
SAN (1d2/1d4+1)

기준치: | 53/26/10 |
굴림: | 40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rolling 1d2
()
2
2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사하시는 주여,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하느님의 어린 양,
세상의 죄를 사하시는 주여,
저희에게 평화를 주소서.
너무나도 확실한 단 한 가지 생각이 머릿속을 강타합니다.
내가 악마야.
예청명, 바로 당신이 악마입니다.
이 모든 전염병을 일으킨 장본인. 뱀의 저주를 받은 사람. 마을을 멸망시키는 자.
아, 그래요,
당신이 마녀입니다.
제단 앞에 서 있는 당신이 등을 돌리면 스테인드 글라스의 빛과
성당 문 입구에서 뿜어져나오는 모든 빛을 온몸으로 받고 서 있는 박성태가
충격으로 점철된 눈으로 당신을 봅니다.
당신과, 당신이 들고 있는 일기장을.
관찰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그의 손에 칼이 쥐여져 있음을 깨닫습니다.
어떤가요?
자신이 죽어야 세상이 구원 받게 된다는 사실을 알게 된 기분은?
어떤가요.
눈앞에 떨어진 당신의 운명을 마주하게 된 기분은?
모든 사실을 예청명이 알았다는 것을 깨달은 박성태가 전부 내려놓은 얼굴로 웃습니다.
예청명에게 고해합니다.
사형 선고입니다.

이제 단두대는 그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허탈감과 배신감이 당신을 짓누릅니다.
모든 진상을 알게 된 뒤 자신이 쥐고 있는 이 칼의 의미가 사라지고 말았습니다.
아, 그렇다면 답은 하나뿐이지 않겠어요.
제단 앞에 있는 당신이 선택할 수 있는 건 하나밖에 없지 않겠어요.
쉬운 이야기입니다.
하나의 존재가 사라짐으로 세상이 구원받습니다.
당신의 죽음을 통해 마을은 안전해질 것입니다.
전염병도 이제 돌지 않을 것입니다.
그러니,
그러니 그 독잔을 들어 마셔요.
목구멍이 타더라도 개의치 말아요.
칼을 치켜 듭니다.
스테인드 글라스에서부터 퍼지는 오색의 찬란한 빛이 당신의 종말을 기뻐하는 것만 같습니다.
정확히,
제 숨통을 날카로운 칼끝으로 끊으면,
박성태의 울부짖는 소리가 들립니다. 마치 안 된다고 외치는 것만 같습니다.
무슨 말을 더 전할 수 있을까.
이로써 세계여, 영원히 안전하시라.
당신의 몸이 기울어집니다.
제단이 당신의 피로 물듭니다.
차가운 돌바닥이 피부에 닿고 고통과 함께 암전이 찾아옵니다.
멀리서 합창하는 노래 소리가 들리는 것만 같습니다.
그런 착각이 일어납니다.
성호경.
성부, 성자, 성령의 이름으로,
나는 제단으로 가겠나이다,
아멘.
END 1. 성호경
예청명 로스트, 박성태 생존, 세상의 구원
벌칸의 기도문
20210105
kpc 박성태
pc 예청명
눈이 내립니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이 폭설이 얼마나 지속되었는지 기억나지 않습니다.
확실한 사실은 당신이 이 겨울을 헤매는 중이라는 거고,
동행인은 없으며,
세상이 옛적에 멸망했다는 것이지요.
꿈을 꾸면 나오는 지긋지긋한 세계 멸망에 관한 신파극.
놀랍게도 멸망의 주체는 당신이었으나,
지금의 당신은 그 시절과는 전혀 다른 새로운 존재라 봄이 무방합니다.
그러나 무슨 일에서인지 기억은 계승되었고…
확실한 것은 어디에도 없습니다.
단지 당신은 지금 살아있습니다.
다시 태어나서. 다시 태어남으로.
기억이 계승된다는 건 기억에서 비롯된 감정 또한 계승됨을 의미할까요.
기억합니다.
칼을 들어 당신의 심장을 찌르라는 계시를 받은 거짓된 신의 사자.
그의 일기.
그의 고해.
당신의 고해.
끔찍한 고백들.
이제는 아주 오랜 시간이 지난 과거의 일입니다.
한 세기쯤 지났을까요.
갑자기 사색이 드는 이유는
푹푹 밟히는 눈을 건너
마주한 건물이 버려진 성당이어서일지도 모릅니다.
아, 아마 오늘은 이곳에서 하룻밤을 보내야 할 모양입니다.

성당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해 들어오는 무수히 많은 색의 빛들.
어쩐지 아주 아득한 과거,
이전의 삶의 기억이 흘러들어오면서도
기분이 그리 좋지만은 않습니다.
아름다움의 현신이라 부름이 옳을 듯한 풍경 아래, 아,
인기척이.
제단 뒤 어둠이 깔린 곳에서부터 누군가의 발이 빛 가운데로 드러납니다.
한 발자국.
그리고 또 한 발자국
천천히, 천천히 뒤섞인
흐트러진 색을 온몸으로 받아내는 검은색 수도복.
떨리는 눈동자와 수척한 낯.
지독하리만치 익숙한 얼굴.
그래요.
과거 당신의 심판자로 등장했던 바로 그 사람.
잊을래야 결코 잊을 수 없는 그 사람.
당신을 보고 조용히 무릎을 꿇습니다.
그리고 내뱉는 한 마디.

믿을 수 없는 한 마디.

이게 도대체 무슨 소리일까요.




창밖은 밤입니다.
어둑한 하늘 아래 눈이 미친 듯이 쏟아지고 있습니다.
정말 이곳에서의 하룻밤 이외에는 방법이 없겠군요.
버려진 성당 내부를 둘러보면 사람은 자신과 박성태밖에 없는 듯합니다.
썰렁한 성당 안은 아주 오래 전 박성태가 자신을 죽인
바로 그 성당과 비슷한 구조 같으나 조금 더 넓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와 신도석, 고해방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스테인드 글라스는 프랑스 노트르담 성당의 장미창을 떠올리게끔 만드는 화려한 형식입니다.
비록 일부 바람에 의해 깨진 흔적이 있지만
테이프로 막힌 걸 보면 누군가의 관리가 있었던 모양입니다.
박성태일까요?
관찰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46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눈부신 스테인드 글라스의 색색깔의 유리조각이 형태를 띠고 있음을 깨닫습니다.
피에타 상을 연상시키는 자세입니다.
다만 안겨 있는 이가 성모처럼 생긴 것은 착각일까요.
다른 곳으로 이동하기 전 깨진 유리 조각 사이 반짝이는 무언가를 발견합니다.
그건 핏자국이 미약하게 남아있는 단도입니다.
무언가를 찌른 듯한 흔적이 남아있고…….
(SAN 0/1)

기준치: | 51/25/10 |
굴림: | 73 |
판정결과: | 실패 |
누구를 찔렀던 걸까요.
박성태는 설마 사람을 죽였던 건가요?
불쾌함과 공포감 언저리가 어쩌면 당신을 음습할 수도 있겠습니다.

장의자들은 이미 망가지거나 쿠션이 파지거나 한 것들이 대부분입니다.
한 때는 이곳에서 많은 이들이 앉아 미사를 올렸겠지요.
그들은 세계의 존속을 기도했을까요.
기도했다면 세상은 어째서 이렇게 됐을까요.
물론 당신은 어렴풋한 이유를 압니다.
당신이 바로 세계를 멸망시키는 주체 그 자체였으니까요.
죄책감을 느끼시나요?
느끼지 말아요.
이미 일어난 일입니다.
사방은 폐허이고…
결코 돌이킬 수 없는 진실.
관찰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6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의자 위에 널부러진 종이 조각들을 발견합니다.
종이들은 모두 알 수 없는 언어들로 이루어져 있어 이해가 불가하나 똑똑하게,
당신이 읽을 수 있는 한 가지 단어가 또박또박 적혀 있습니다.
[ 사랑 ]
명실상부 박성태의 글씨체입니다.
교육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96 |
판정결과: | 실패 |
아, 그가 애정을 고한 적이 있긴 합니다.
당신은 성당의 이 익숙한 전경이 무엇을 연상시키는지 압니다.

한 때 당신이 들락거렸던 고해실을 떠올리게끔 만드는 장소입니다.
고해방에 도착하면 휴게실 문을 열고 나오는 박성태가 당신을 보고 복잡한 표정을 짓습니다.
어쩌면 지긋지긋할수도 있겠습니다.
그는 언제나 당신에 대해 복잡하게 굽니다.
그러면서 그 무엇도 알려주지 않죠…….
예청명이 자신의 짐 상황을 보면
앞으로 근 사흘 정도밖에 버티지 못할
물과 음식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쉘터까지의 길은 고되고 험난합니다.
지금으론 박성태가 주는 물자에 어느 정도 의지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 사이 고해방을 조사할 수 있습니다.
고해방 안쪽의 벽면과 의자는 거의 허물어진 상태입니다.
탁자처럼 튀어나온 나무 판자 위에는 아슬하게 성경책이 놓여 있습니다.
성경책을 살피면 군데군데 듬성듬성 빠진 페이지들이 있습니다.
정확히는 찢긴 것 같습니다.
특정 부분에는 형광펜까지 쳐져 있습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다음 두 문장을 발견할 수 있습니다.
[ 하나님이 세상을 이처럼 사랑하사 독생자를 주셨으니 이는 저를 믿는 자마다 멸망치 않고 영생을 얻게 하려 하심이니라 - 요한복음 3장 16절 ]
[ 사랑은 죽음과 같이 강하고 – 아가서 8장 6절 ]
사랑, 사랑, 사랑, 사랑…….
도대체 그놈의 사랑이 무엇이라고. 이해하기 어려운 내용들입니다.
이 문장에 체크해둔 이는 박성태일까요?
왜 그랬을까요.
그는 진짜 신부도 아니거늘…….
모든 조사가 끝나고 나면 밤이 찾아옵니다.
이 밤은 더더욱 폭설이 심하게 내립니다.
폭풍우를 동반할지도 모르겠습니다.
바깥에 나가기는 글렀죠.
밤이 되니 박성태는 익숙하게 당신을 휴게실로 이끕니다.
성당 내부가 극악하게 추워졌기에,
난로가 있는 휴게실에서밖에 홀로 하루를 보낼 수밖에 없습니다.
휴게실 안은 조악하지만 나름 사람이 살 만한 모양새가 구축된 상태입니다.
오랫동안 쓴 듯한 매트리스 위에는 허름한 이불과 베개가 놓여 있습니다.
박성태는 기꺼이 매트리스를 당신에게 내줄 의지를 표합니다.
박성태가 준비한 음식은 간단한 캔스프와 통조림입니다.
배를 채우기에는 적당한 식단.
이 성당 안쪽에 창고라도 있는 것인지,
그는 당신에게 물자를 내주는 것을 굉장히 기꺼워하며 망설이지 않고 있습니다.





마치 박성태는 당신에게 사랑받고 싶어 미친 인간 같습니다.
어쩌다 이런 희대의 로맨티스트가 되었단 말입니까?
그 정도로 당신을 사랑했단 말입니까?
그 만한 애정이었던 건가요?
이해하기 어려운 사항일지도 모르겠습니다.
다만 이 성당의, 이 휴게실의 온도가 너무 따뜻합니다.
아늑하고…….
정신력 판정

기준치: | 50/25/10 |
굴림: | 49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퍼뜩 과거 자신의 목을 조르던 박성태를 떠올립니다.
자신의 몸에 칼을 찔러넣는 박성태와
깨진 스테인드 글라스 아래 떨어진 칼이 겹쳐 보입니다.
사랑할 수 있을까요?
과연 그게,
사랑할 수 있는 상황이었나요?
알지 못합니다.
모든 환경은 복잡하게 굴러갈 뿐입니다.
확실한 건 적어도…
당신의 목덜미가 서늘해졌다는 것?
당신은 살아가야 합니다.
박성태가 또다시 당신을 죽이려 든다면 어떡하나요.
죽어줄 건가요?
쉘터가 코앞이잖아요.
삶이 목전이었어요.
어차피 세상은 망했고.
당신은 스스로의 인생을 찾아야…….
…눈앞의 박성태는 그저 행복해보일 뿐입니다.
문득 박성태가 말을 겁니다.


박성태는 그저 다소 쓸쓸한 표정을 짓습니다.

박성태가 중얼거립니다.
창밖을 응시하면서요.

눈이 너무 많이 내려요.
중얼거림 끝에는 마치 이 재앙을 종결시키겠다는 의지가 보이는 듯도 합니다.
…….
어쩐지 공포가 미미하게 당신을 음습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왜…….
어째서.
당신이 재앙을 일으킨 존재라면,
재앙을 끝내는 방법은 너무나 명확한데.
식사가 끝나고 두 사람은 잠에 듭니다.
예청명에게 매트리스를 양보한 박성태는 휴게실을 떠나 어디론가 사라집니다.
쉘터까지 앞으로 일주일 정도의 거리였던가요.
내일 아침은 눈이 그쳤을까요?
그친다면 떠날 건가요?
……밤이 무르익습니다.
관찰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5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매트리스 바닥에 깔려 삐져나온 종이를 발견합니다.
노트에서 찢겨진 듯한 일부의 종이.

보면, 온갖 죽음의 방법이 적혀 있습니다.
익사, 과출혈, 교살, 추락사…….
모두 해봤다는 듯이 줄이 그어져 있습니다.
실패. 실패. 실패.
기이한 살해 내지 죽음의 방법을 발견하였습니다.
SAN(1/1d3)

기준치: | 50/25/10 |
굴림: | 54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3
()
1
1
스테인드 글라스 아래쪽의 칼을 발견했다면 그것이 떠오릅니다.
핏자국이 눌러붙어있던 칼.
…박성태는 도대체 뭘 하고 살았던 걸까요?
창밖은 어느 새 눈이 그친 상태입니다.
웬일로 세상이 깨끗합니다.
오늘이야말로 쉘터로 출발하기에 적합한 날씨네요.
가야 옳지 않을까요.
성당은 이 재앙을 더는 버티지 못할 겁니다.
내일 당장 움직이지 못하는 상황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러나 모든 건 온전히 당신의 선택이죠.
떠나느냐, 남느냐.

박성태가 알려준 창고에서 물자를 챙기고, 박성태가 알려준 창고에서 물자를 챙기고,
마지막으로 박성태는 어디에 있는가 살피면 그 어느 곳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어째서일까요?
작별 인사 내지 함께 가자는 제안을 하려고 해도 박성태는 코빼기도 보이지 않는 것입니다.
그렇다면 어쩔 수 없죠. 그냥 출발하는 수밖에.
눈이 한가득 쌓인 길을 푹푹 밟으며 걷다보면
어느 순간 성당에서는 한참 떨어져 있습니다.
그나마 눈보라가 휘몰아치지 않으니 이동이 편한 것입니다.
역시 오늘 이동하길 잘했어요.
이런 날씨는 자주 오지 않으니까요.
그런데 그렇게 한참 걷다보면…
멀리서 어떤 외침이 들립니다.
이상하다.
이 땅에 살아있는 생명은 거의 남지 않았을 텐데.
소리라고?
듣기 판정

기준치: | 60/30/12 |
굴림: | 2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 목소리의 주인이 박성태임을 깨닫습니다.
명확하게, 당신의 이름을 부르고 있습니다.
애달픈 어조입니다.
소리에 잠시 발걸음을 지체하면 자신을 향해 뛰어오는 인영이 보입니다.
박성태입니다.
그는 어느 새 당신을 쫓아와 당신의 앞에 무릎을 꿇습니다.
예청명의 옷자락을 쥐고는 놓아주지 않습니다.
고개를 숙인 채 숨을 몰아쉬는 모습에서, 표정은 알아보기 힘듭니다.
다만 그저 제발 같이 돌아가자고,
가지 말라고. 애원할 따름입니다.
제발 가지 말아달라고.
당황스럽습니다. 왜 이렇게까지?
이 정도로 자신을 붙잡을 이유가 있단 말인가요?

성당으로 돌아온 박성태는 어쩐지 당신을 잡을 때보다 더 복잡한 낯입니다.
어제 밤보다도 혼란스럽고 갈피를 잡지 못하는 분위기는
더더욱 의문을 자아내기에 충분했습니다.
바깥의 찬 바람을 맞았기 때문일까,
어느 새 빨개진 당신의 뺨과 손을 본 박성태가
따뜻한 차를 내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다정하고 헌신적인 모습의 이유를
알아차리기 어려움은 어쩌면 당연합니다.
순간입니다. 노크 소리가 들린 건
굳게 닫힌 성당의 입구에서 분명히, 똑똑하게 들린 것은 노크였습니다.
문을 두드리는 두어 번의 소음.
그러나 박성태를 보면,
그는 마치 자동으로 몸을 딱 굳히고 있습니다.
결코 인간을 만나고 싶지 않다는 듯이.


그 순간에도 노크 소리와 함께 음성은 계속 들립니다.
“아무도 없으신가요? 문이 잠겨 있어서요. 발자국이 여기 나 있는데…….”
앳된 음성은 그리 장성한 사람 같진 않습니다.
애절한 목소리가 계속 울려퍼집니다.
먹을 게 없어요.
혹시 저희 좀 도와줄 수 없으신가요?
박성태는 더더욱 고통스러운 낯을 짓습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결코 반응도,
들여보내서도 안 된다고 반복해서 말합니다.







물자 창고로 향하면 예청명이 얻은 물건을 제외하고 남은 아직까진 충분한 물자들이 몇 남아있습니다.
쌓인 상자에 대고 자료 조사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65/32/13 |
굴림: | 32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작은 가방을 발견합니다.
마치 금방이라도 떠날 사람이 모아두었을 법한 물건들이 알차게 담겨 있습니다.
구급 상자 키트, 통조림 몇 개와 핫팩…
……혹시 박성태 스스로가 떠나기 위해 채워둔 걸까요?
이게 왜 여기 있을까요?
그러나 확실한 것은 이 가방이야말로 바깥에 있는 사람에게 전달하기 딱 좋은 물건이라는 것입니다.
문득 물자 창고 내부 이질감이 든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특정 벽면이 이상하리만치 상자로 쌓여 가려져 있네요.
근력 판정

기준치: | 80/40/16 |
굴림: | 40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그렇게 드러난 벽면에는 기이한 광경이 담긴 상태입니다.
1, 2, 3, 4, 5, 6, 7, 8, 9, 10. 실패, 실패, 실패, 실패, 실패.
SAN (1/1d2)

기준치: | 49/24/9 |
굴림: | 27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지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72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숫자들이 어쩐지 날짜를 의미하는 것 같다는 느낌이 듭니다.
이 빼곡한 숫자들은 일 년, 이 년, 아니 십 년 그 이상을 의미하는 듯도 싶습니다.
그렇다면 실패는?
실패는 도대체 뭘 뜻하는 걸까요?
문득 가장 진하고도 깊게 적힌 문장이 보입니다.
[ 오로지 사랑만이 재앙을 끝내리라 ]
물건을 들고 돌아가면 이상하게도, 박성태는 그 어디에서도 보이지 않습니다.
바깥에서 들려오는 목소리는 어느 새 사라진 상태입니다.
혹여 자리를 뜨기라도 했을까요?
문을 열면 바깥에는 작은 발자국이 길게 연결되어 있다
흐려진 것이 보입니다.
떠난 모양입니다.
그렇다면 박성태는 도대체 어디로 사라진 걸까요?
당최 알 수가 없습니다.
지능 판정

기준치: | 75/37/15 |
굴림: | 33 |
판정결과: | 어려운 성공 |
문득 이 성당이 2층으로 되어있음을 깨닫습니다.
그리고 2층으로 올라가는 계단이 현재 개방되어 있음도요.
- 계단

계단을 따라 올라가면 예배당 2층으로 연결되어야 하는 통로 쪽에
작은 문이 하나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문이 아주 살짝 열린 상태, 빛이 미미하게 흘러나옵니다.
내부로 들어가면 빼곡하게 쌓인 책들이 존재합니다
몇 년, 몇 십 년동안 쌓였다고 말하지 않고서는 납득이 안 될 개수.
아무 책이나 살펴보면, 대체로 라틴어로 적혀있음을 깨닫습니다.
외국어(라틴어) 판정

기준치: | 61/30/12 |
굴림: | 41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내용이 해독하기 어려운 것들 뿐임을 알게 됩니다.
다만 어쩐지 신화적인 요소들이 뒤섞여 있다는 느낌이 듭니다.
모독적인 내용들이…
(SAN 1d2/1d3+1)

기준치: | 48/24/9 |
굴림: | 84 |
판정결과: | 실패 |
rolling 1d3+1
()
+12
3
책을 덮기 직전, 유일하게 알아볼 만한 마지막 모국어로 된 문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 원인이 사라지기 전까지는 그 무엇도 끝나지 않음을 ]
문득 책상을 보면 닫힌 서랍장에서 양피지 귀퉁이가 삐죽 튀어나와 있습니다.
꺼내려면 근력 판정이 필요합니다.

기준치: | 80/40/16 |
굴림: | 45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찢어진 양피지 일부를 획득합니다.
그곳에는 이리 적혀 있습니다.
[ 끝을 내야 모든 것이 되돌아올 것임을 안다. 때로는 죽음이 칼이 아닌 다른 것에서부터 비롯되길 마련이다. ]
방에서 나오면 드는 생각은,
이 세상의 재앙의 실질적 원인은 결국 당신이었다는 것과.
끝없이 들려온 ‘사랑’.
그리고 스테인드 글라스 아래 떨어져 있던 칼.
죽음이 칼이 아닌 다른 것에서부터 비롯되길 마련이다…….
문득 저 바깥에서부터 발자국 소리가 들립니다.
복도의 끝에서 서성이는 소리.
박성태입니다.
이 방에 있던 걸 들키면 조금 곤란해질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드는군요.

방에서 나오면 복도의 끝에 박성태가 등지고 서있습니다.
바깥에는 다시 눈이 내리기 시작합니다.
그 풍경을 보며 무슨 생각을 하는지 영 모를 만한 뒷모습입니다.
아주 고요하게 침잠하여, 다시는 나오지 못할 심해 속에 혼자 갇힌 것처럼.
한 때 당신을,
죽이려 했었던 사람.
한 때 당신을…
죽이지 못했던 사람…….
가만 당신이 지켜보고 있노라면 시선을 느낀 것인지 고개를 돌리지 않은 박성태가 묻습니다.

그리고 돌아보는 모습.
어둠 가운데 스테인드 글라스를 통과하는 오색의 찬란한 빛이 반사된 얼굴.
마치 악마 같기도, 어떻게는 천사 같기도 한 풍경.

박성태는 가만 말합니다.

이젠 날 사랑해주지 않을래요?
이내 박성태는 곧 예청명의 대답을 듣지도 않고
그저 제가 헛소리를 했다며 발걸음을 옮겨
사라집니다.
다만 저녁 식사 시간에 휴게실에는 예청명 몫의 음식만이 놓여 있을 뿐이며
그 다음날까지 박성태가 보이지 않습니다.
심란함을 안고 밤이 지나갑니다.
휴게실에서 하룻밤을 자고 일어나니 성당 내부에 오르간 소리가 울려퍼집니다.
그러고보니 조금 망가진 오르간이 있었던가요?
이곳에는 당신과 박성태밖에 없으니 누가 연주 중인지는 너무나 분명합니다.
일어나 휴게실로 나가기 전,
테이블 위에 관찰 판정이 가능합니다.

기준치: | 75/37/15 |
굴림: | 4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반으로 접힌 종이를 발견합니다.
종이를 펼치면 그곳엔 빼곡하게 적힌 ‘멸망을 끝내는 법’이 나와 있습니다.
이그의 저주.
저주의 걸린 사람들의 목록이 하나, 하나.
죽은 이들의 이름에는 줄이 쳐져 있습니다.
글씨체는 너무나 분명하게도 박성태의 것입니다.
마지막으로 적혀있는 것은 하나.
예청명.
그리고 그 아래에,
하나 더.
박성태.
찰나에 떠오르는 것은 무수히 많은 죽음의 방법이 적혀 있던 종이.
일 년 내지 십 년 그 이상의 시간이 기록되어 있던 벽.
무수히 많은 죽음의 방법은 본인에게 행한 일이었던 걸까요?
그래, 박성태에게 부여된 것은 어쩌면 영생일까…….
SAN (1d2/1d4+1)

기준치: | 45/22/9 |
굴림: | 34 |
판정결과: | 보통 성공 |
rolling 1d2
()
2
2
이어 눈에 들어온 것은 가장 마지막 부분에 적힌 한 문장입니다.
[ 가장 큰 죄를 짓고 만 대상자에게 받는 사랑이 영생을 끝내리라 ]
그것이 곧 종말이 되리라.
멸망의 종결이 되리라.
다시 만났을 때 그가 무어라 말했었죠.
보고 싶었어.
단 한 순간만 나를 사랑해줘.
예배당으로 나가면 역시나 오르간을 연주하는 박성태가 있습니다.
서툴고 떨리는 손으로 하나 하나 건반을 누릅니다.
대놓고 보라는 듯이 놓여있던 그 종이.
필경 이 모든 사태를 고하고자 하는 박성태의 고의였을 것입니다.
당신이 그에게 다가가면 박성태는 그제야 당신을 돌아봅니다.
웃던가요. 웃고 있던가요.

사랑한다고 말해줄 수 있어?
한 때 당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
한 때 당신을, 죽이지 못했던 사람
말해봐요, 예청명.
사랑할 수 있나요?
사랑할 수 있겠나요?







말하고 말았습니다. 사랑해.
말하고 만 것입니다. 사랑해.
기어이 허락되지 못한 언어를 내뱉습니다.
그 안에 담긴 것이 진정 ‘사랑’인지, ‘증오’인지는 모릅니다.
그러나 당신은 말했습니다. 사랑한다고…
사랑하고 말았다고 인정 하였습니다.
도무지 어떻게 이런 일이 가능하단 말입니까?
어떻게 이럴 수 있단 말입니까?
신이 있다면 누군가는 대답해줄 난제와 의문입니다.
그리고 보이는 것은 너무나,
너무나 행복해보이는 박성태.
겨울은 끝날 거야. 너로 인해.
겨울이 끝날 거야. 비로소 너로 인해…….
그리고 조용히 눈을 감습니다.
오르간 앞에 앉아 고요하게 눈을 감은 박성태를 흔들어보면,
반응은 없습니다.
그저 고개가 옆으로 툭, 떨구어질 뿐입니다.
그러면 드는 직감이 있는 것입니다.
죽었구나…
끝났구나…….
한 때 당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
한 때 당신을 죽이지 못했던 사람.
지금에 이르러, 자신을 죽이려 했던 사람.
자신을 도무지 죽이지 못했던 사람…….
태양계에 가설로만 남은 행성이 있다 합니다.
존재하지 않으나 사람들이 믿었던 행성.
벌칸.
존재하지 않는 행성에 존재하는 없는 기도문
기도를 합시다. 저희에게 자비를 베푸소서.
자비를 베푸소서.
END 2. 벌칸의 기도문
> 예청명 생환, 박성태 로스트
예청명 생환 보상 이성치 + 1d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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