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청명:... 잠깐만, 하룻밤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던 거지? 이 상황은 다 뭐고. 어서 풀지 못해?
박성태:어젯밤의 일을 잊으신건가요? (진심으로 유감스럽다는듯한 표정을 짓다가) 경이 어제 사람을 죽였어요. ...죽이기만 했을까, 경이 죽인 사람을 먹기까지 했으며, 가장 문제인 것은.. 경이 먹이고 죽인 사람이 귀족이란 겁니다.
사람들은 이런 죄를 지은 사람을.. 괴물이 아니면 무어라 하겠나\ㅑ며 경을 인간 이하의 존재로 여기자 하더군요.
예청명:그럴 리가, 그럴 리가 없는데... (혼란스러운 듯 잠시 고개를 수그리고,) 어젯밤의 기억이 하나도 없어. (그러다 문득 웃음을 터트립니다) 다 장난이지? 아무리 그래도 그렇지, 그런 장난은...
흐릿한 어젯밤의 기억은 언제든, 정신력 판정을 통해 끌어낼 수 있습니다.
예청명: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시끄러운 비명 소리를 지르는 귀족들,
바닥을 빨갛게 물들인 포도주와 깨진 잔,
그리고…
귀족의 옷을 거칠게 찢고서 그 목덜미를 물어뜯는 선연한 감각.
바로 당신의 입에서 느껴집니다.
입안을 가득 채웠던 그 비릿한 향의 재현이 스쳐지나갑니다.
양 손에 포도주와는 다른 붉은 빛이 한가득 물들었던 것만 같아요.
...그래요.
기억납니다.
당신이 사람을 죽였습니다. 그리고 먹었어요.
…무슨 일을 저지른거죠?
SAN C. (1/1d2)
예청명:
SAN Roll
기준치:
60/30/12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rolling 1d2
(
2
)
=
2
박성태:그래서 파티에 함께 참석해 그.. 참사를 목격한 수많은 귀족들이 경을 제 성의 지하에 가둬달라고 부탁했어요. 핏물에 젖어 믿을 수 없을만치 삿된 행색으로.. 미친듯 인간을 깨물어 먹던 경을 목격했던 저는,... 경을 가둬야한단 제안을 거절하지 못했습니다. 경도 이해하시죠?
예청명:그랬을 리가 없어. (눈을 질끈 감은 채로 생각하다 결국 수긍하듯 고개를 듭니다) ... 생각을 좀 정리해야겠는데. 일단... 알겠어, 알아들었으니까.
박성태:대체 왜그랬습니까? 마치... '괴물'이 따로 없네요. 괴물이라 불리는 기분은 어떱니까 ? 공작.
예청명:그 이유를 알았다면 이렇게 혼란스러워 하지도 않았겠지. 불쾌해, 그런데 있었던 일을 부정할 수가 없어서 더욱 불쾌해. 이만하면 설명이 되었을 것 같은데. (참다 못한 듯 묻습니다.) 뭘 더 바라는 거지?
박성태:바라기는요. 다른 귀족들이 당신의 처형을 논의하고 있습니다. 경의 목을 단두애에서 치는 일, 즉 괴물의 처형식말이죠. 경이 언제 나를 물고 뜯을지 모르니, 지금 당장은 풀어드릴 수 없다는 것, 그게 경에게 할 수 있는 최선의 말입니다.
예청명:처형, (한 번도 생각해보지 않은 단어에 목덜미가 서늘해집니다. 두통에 눈살을 찌푸렸다가,) ... 언제까지 여기서 짜증나는 말만 해댈 거야?
박성태:왜 그렇게 차갑게 구세요. (눈높이를 맞추듯 앉아 입꼬리 선하게 웃어보더니)경의 온전한 편은 이제, 박성태 저 하나 뿐입니다. 전 언제까지 공작님의 편이니.. 곧 귀족들의 회의에 참석하여 당신의 처형을 반대할겁니다.
예청명:내가 처한 상황을 한 번이라도 생각해보고 그런 말을, (마구 말을 쏟아내다 확 지친 듯 멈춥니다.) 아무렴 좋으니 마음대로 해. 무슨 대화가 오갈지는 뻔하지만.
박성태:(네 말에 눈 깜빡이다가, 그저 웃어보이며 침묵한다.) ...거의 하루를 꼬박 자고 일어났는데 배고프지 않나요? 깨어나면 주려고 했던 간단한 식사가 있어요. 가져올테니, 잠시 기다려요.
하고 박성태는 창살 너머에서 사라집니다.
차갑고 건조한 걸음소리가 몇 번 울리다가,
육중한 철문이 돌 바닥을 긁는 소리가 들린 뒤 안은 고요에 잠깁니다.
≪SECTION 1-1≫: 수프와 물과 약
감옥 안은 왠지 모르게 습기에 가득 차 있고,
고른 진흙 냄새와 돌 냄새가 사방에 만연합니다.
당신이 앉은 자리는 정리한지 얼마 되지 않은 듯 말끔하지만
그 외에는 모두 아주 오래된 장소인 것 마냥 낡고 더럽습니다.
당신이 머무르기에는 한없이 천박한 장소네요.
시선을 올리면,
손목을 아프도록 꽉 죄이고 있는 벽에 고정된 [수갑]이 보입니다.
예청명:(수갑을 자세히 관찰해볼 수 있나요)
수갑을 살피면,
그것은 당신의 손목에 맞춰 설계되기라도 한 듯
아주 딱 맞게 단단히 손목을 죄이고 있습니다.
풀어내려 손목을 아무리 움직여도,
묶인 손목이 차가운 쇠에 긁혀 붉게 달아오르고 차갑게 아릴 뿐 풀리지는 않습니다.
지능 판정
예청명: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46
판정결과:
보통 성공
그러고 보면,
수갑의 둘레뿐만 아니라
벽에 고정된 높이마저
당신의 앉은 키에 딱 맞도록 제작되어 있는 것 같지 않나요?
어딘가에서 주문 제작이라도 맡긴 걸까요.
하지만 하루만에요.
수갑을 바라보고 있으면,
다시 육중한 쇠문이 바닥을 긁으며 열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박성태가 돌아왔습니다.
손에 제대로 된 랜턴과 수프 그릇을 담은 쟁반을 들고서 들어온 박성태는,
쇠창살 한 켠의 문을 열고서 안으로 들어와 쟁반을 발치에 내려놓습니다.
쟁반에 담긴 것을 비로소 제대로 바라보면,
김이 연하게 피어오르는 묽은 야채 수프와 물 한 잔, 알약 하나, 그리고 환한 랜턴입니다.
박성태:하루만에 먹는 식사니까. 부담스럽지 않은 걸로 준비했어요
예청명:이 약은 뭐야?
박성태:방금 의사가 당신이 진정되는 약을 제조해주었거든요. 아 해볼래요?
박성태는 먼저 알약 하나를 무력한 당신의 입 안에 집어넣습니다.
혀에 닿는 알약에서는 시큼한 향이 납니다.
당신이 그것을 삼키는지도 제대로 보지 않고서, 박성태는 당신의 손을 풀어줍니다.
꼬박 하루를 의식 없이 묶여있던 손목에는 새빨간 자국이 남았습니다.
손목이 시큰거리며 아려오는 것 같기도 합니다.
박성태:그럼 식사하고 있어요. 나는… 다른 귀족들에게 경이 괴물이 아니라고 해명하고 올테니. 귀족들이 서재에서 기다리고 있어서… 금방 다녀올게요. 약을 먹었으니 괜찮겠죠.
예청명:(시큰한 손목을 붙잡고 성태를 바라보다 이만 시선을 거둡니다. 빨리 나갔으면 하던 찰나였으니 붙잡을 생각도 없습니다.)
박성태는 웃으며 쟁반을 두고 쇠창살 바깥으로 다시 나갑니다.
가벼운 발걸음이 돌바닥에 딛는 소리와 육중한 문이 열렸다 닫히는 소리가 멎으면, 다시금 이 안은 조용해집니다.
당신의 앞에는 박성태가 가져다준 쟁반 위의 [수프 접시]와, [물 한 잔]. 그리고 환한 랜턴이 있습니다.
예청명:(일단 약은 어딘가 기분 나쁜 구석이 있으니 퉤 뱉고 수프부터 살펴봅니다)
버터향이 풍기는 묽은 야채 수프입니다.
꽤 입맛을 돌게 할 법도 한데,
...어쩐지 그닥 당기지는 않는 것 같습니다.
옆에는 반짝이는 은 숟가락이 있습니다.
박성태의 성의를 생각해서, 먹어볼까요?
예청명:(먹을지 말지 결정하기 전에... 혹시라는 게 있으니 은수저부터 담가봅니다)
수프에 닿고도 은으로 만들어진 숟가락은 멀쩡하게 반짝입니다.
독이 든 것은 아닌데요.
예청명:(의심이 조금 옅어집니다... 먹기 전에 먼저 물을 살펴보도록 할게요)
시원한 물 한 잔입니다.
크리스탈 세공이 더해진 고급스러운 잔에 담겨 있습니다.
예청명:(랜턴으로 주변을 비춰 다시 한 번 관찰해볼래요 밖으로 나가는 길이라든가)
음식 이외에는 더이상 이 안에서 할 수 있는 것이 없습니다.
...그러고 보면, 박성태가 바깥으로 나오지 말라고 한 적은 없잖아요.
손목은 풀려있고, 쇠창살 틈으로 난 문도 잠겨있지 않습니다.
랜턴을 들면 흐릿한 불빛의 저 너머를 살펴보러 갈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예청명 당신이 ‘괴물이 아님’을, 당신 스스로도 증명해야 하지 않겠어요.
예청명:(입맛이 없으니 음식은 손대지 않고 그대로 나옵니다. 주변을 조심히 둘러보며 바깥으로 나가봐요)
≪SECTION 1-2≫: 붉은 덩어리
자리에서 어려움 없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쇠창살 문을 열고 지하 감옥 복도로 나서면,
당신이 방금 나온 장소 같은 것들이 한쪽 벽면에 즐비하게 이어져 있습니다.
그 누구도 갇혀 있지는 않은 것 같지만요.
감시를 서고 있는 인원조차 없습니다.
박성태가 손을 쓴걸까요?
당신이 나온 장소를 제한 다른 감옥들은 전부 낡고 오래되었습니다.
벽면에 쭉 엉성한 촛대가 이어져있고, 불은 아주 드문드문 붙여져 있습니다.
왼쪽 복도에는 작은 탁자 위에 뚜껑이 덮인 [수프 그릇]과 [종이 한 장]이,
오른쪽에는 바깥으로 나갈 수 있을 것 같은 거대한 [쇠문]이 있습니다.
예청명:(종이부터 살펴보기로 합니다.)
모르는 사람이 써내려간 경위서 위에, 확인했다는 의미로 박성태의 가문 인장이 찍혀 있습니다.
당신이 포도주를 마시다 잔을 집어던지고서 사람을 죽였다고요?
… 머리가 아파오는 것 같습니다.
예청명:(눈가를 매만지다 수프 그릇으로 시선을 옮깁니다. 뚜껑을 열어 한 번 살펴봐요...)
뚜껑이 덮여 있는 깨끗한 도자기 그릇입니다.
안에 들어있는 것은 붉은 것들이 덩어리 진 수프입니다.
무언가 비릿한 향이 느껴집니다.
그리고.
...왠지 입맛이 도는 것 같습니다.
이거라면, 먹을 수 있지 않을까요?
왠지 그럴 것 같다는 생각이 아연하게 당신의 머리를 스치고 갑니다.
예청명:(망설이다가 손가락으로 수프를 살짝 찍어 입에 대봅니다. 설마 '먹을 만'하겠어요...?)
알 수 없는 붉은 빛의 덩어리진 수프를 입 안에 넣는다뇨.
평소의 당신이라면 그러지 못했을 것입니다.
하지만, 그것을 한 입 입에 넣고 난 뒤에는…
계속해서 그것을 먹게 됩니다.
무언가 오돌톨한 것들이 씹히는 것이 기분 좋아요.
향에 가득하던 비린내라곤 하나도 느껴지지 않고,
달콤한 감칠맛이 부드럽게 당신의 미각을 사로잡습니다.
정신을 차리고 나면,
이미 접시를 깨끗이 다 비우고 난 뒤입니다.
예청명:내가 무슨, (다급히 손을 거두지만 이미 늦은 후네요. 입가를 대충 닦고 쇠문으로 향합니다..)
계단을 몇 개 올라가면 있는 육중한 쇠문입니다
바깥으로 통하는 걸까요?
손잡이가 달려 있습니다. 바깥쪽으로 밀어서 열 수 있을 것 같네요.
예청명:(바깥에 인기척이 있는지 잠시 귀를 대봅니다. 아무도 없다면 문을 열어요.)
≪SECTION 2≫: 비밀 화원
문을 열고 나오면,
시원한 바람이 뺨에 스치고 만개한 꽃향기가 코 끝을 간지럽입니다.
어두운 지하 감옥에서 나왔음에도 눈이 부시지 않네요.
고개를 들어 하늘을 바라보면,
완전히 어두워지지 않은 하늘에 초승달이 뜨는 중입니다.
그리고 그 하늘 아래의 풍경은 꽃들이 만개한 아름다운 화원입니다.
지하 감옥 앞에 왜 이런 화원을 조성해뒀는지는 박성태만이 알 일이겠지만,
화원에는 푸르른 초목들이 심어져 있고
나무 덩쿨과 풀숲으로 이루어진 키가 큰 풀벽이 세워져 있습니다.
그리고, 그 아래 진한 향의 [꽃]이 만발합니다.
규모가 꽤 커보이는데, 박성태의 성에서 이런 화원은 처음 봅니다.
..언제 생긴걸까요?
박성태 기능치에 1d5점 추가합니다.
예청명:
rolling 1d5
(
5
)
=
5
박성태 주사위 +5
예청명:(꽃을 자세히 살펴볼게요)
처음 보는 생김새의 화려한 꽃들입니다.
색은 형형색색 다양하지만 종류는 한가지 뿐입니다.
꽃잎들이 흐드러지게 피어 달콤한 향을 바람에 살랑살랑 태워보냅니다.
독초는 아닌 것 같은데요.
단순히 향이 짙은 미관용 꽃에 불과한 것 같습니다.
…그럼에도 계속 꽃 향을 맡으며 꽃들을 바라보다보면 어쩐지 기분이 나아집니다.
고개를 돌려 뒤를 바라보면 지하 감옥의 이쪽 입구는 박성태의 성의 안쪽 외곽 즈음입니다.
박성태 판정합니다.
예청명:
박성태 Roll
기준치:
50/25/10
굴림:
3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화원 너머로 보이는 건물이 박성태가 사용하는 별채였던 것 같습니다.
그 곳은 본성과도 이어지고 들어갈 수 있는 뒷문도 있었던 것 같네요.
화원에 난 오솔길을 통해 향하면 무리없이 도착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화원에 난 오솔길을 바라봅니다.
오솔길 곁, 미관용으로 잘 다듬어진 초목들이며 꽃덤불들이,
그 주위를 머무르는 반딧불이들이 바람에 살랑살랑 춤춥니다.
마치 이 길로 어서 들어오라는 것처럼.
예청명:(오솔길로 들어섭니다!)
≪SECTION 2-1≫: 오솔길
랜턴을 들고 오솔길을 걸으면,
오솔길은 자주 드나든 것처럼 바닥에 자갈돌들이 고르게 잘 깔려 있습니다.
얼마나 걸었을까요.
사방에서 풍기는 꽃 냄새에 정신이 아득해질 무렵.
당신은 무언가 이질감을 느낍니다.
듣기 판정합니다.
예청명:
듣기
기준치:
60/30/12
굴림:
74
판정결과:
실패
역시 꽃 향기가 너무 독합니다.
발걸음을 재촉하느라 발에 채이는 자갈들의 잘그락거리는 소리가 유난히 시끄럽습니다.
...아. 정말 가지가지하는군요.
작은 자갈이 신발에 들어간 것 같아요.
잠깐 멈춰서 빼고 갈까요?
예청명:(신발을 벗기 위해 잠깐 무릎을 굽히고 앉습니다. 주섬주섬..)
당신이 잠시 멈춰서면,
걷는 움직임에 맞춰 연신 달랑거리던 랜턴도 가만 주위를 밝힙니다.
바람이 살랑살랑 주위를 스치는 소리…
...그리고, 저 앞에 무언가 희끄무레하고 큰 형체가 보입니다.
오솔길로부터 약간 비껴나가게 놓인, 큰 [자루]요.
걸음을 멈춰서지 않았더라면 눈치채지 못하고 그냥 지나칠 뻔 했어요.
예청명:... 저게 뭐지? (신발을 제대로 갈무리한 다음 자루를 향해 다가섭니다. 자세히 살펴볼게요)
거친 면으로 만들어진 커다란 검은색 자루입니다.
거의 당신의 체구 만하네요.
자루의 입구 부분은 끈으로 단단히 봉해져있고,
그 커다란 자루의 뒤쪽으로,
오솔길보다 한참 오른쪽 방향으로 향하는 작은 샛길이 보입니다.
만발한 꽃들 사이로 길이 쭉 나 있네요.
고개를 들어 바라보면 이쪽으로도 성이 보입니다.
이쪽으로 가면 조금 더 빠를 것 같지 않나요?
예청명:(자루 안에 무엇이 있는지는 볼 수 없나요?)
랜턴을 아래로 해 자루를 더 자세히 살펴보면, 자루는…
검은색인줄만 알았는데. 언뜻 붉은 색이 비치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독하고 황홀하던 꽃향기 사이에 지독한 비린내가 흘끗 끼어드는 듯 합니다.
갑자기 무슨 비린내죠?
근원지는 모호합니다.
예청명:(자루의 끈을 뱃지의 날카로운 침으로 도려낼 수 있지 않을까요?)
자루를 풀어보면,
단단히 봉해져 있던 자루가 수많은 것들을 안에 우겨넣었다는 듯
삽시간에 우르르 무너지며 그 내용물이 당신의 신발 위로도 쏟아져 나옵니다.
이건,
…
랜턴의 밝은 주홍 불빛 아래. 수많은 사람들의 신체조각들이 비칩니다.
부위도 각양각색, 생김새도 각기 다 다릅니다.
구역질이 언뜻 치밀어 오릅니다.
아니, 구역질이 아닌가요?
지능 판정합니다.
예청명: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2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틀림없는 식욕입니다.
맞아요.
이 감정은.
아까 붉은 덩어리가 가득한 수프를 먹었을 때 느꼈던 그 기분이요.
자루를 뒤로 하고 다시 걸음을 떼면,
샛길 바닥은 자갈이 아니라 포슬포슬한 흙으로 덮혀 있습니다.
...그런데도, 내딛는 걸음마다 자꾸만 무언가가 툭툭 채입니다.
예청명:... (한참 멈춰서서 무언가 생각하다 땅을 쳐다봅니다. 신발로 조금 파볼게요)
무언가 희끄무레한 작은 덩어리입니다. ...이건?
집어서 살펴볼까요?
예청명:(살펴봅니다)
형체를 알아볼 수 없도록 아주 잘게 잘렸지만,
너무나 명확한 생김새에 자세히 볼 필요조차 없네요.
피비린내가 짙은 꽃 향기를 뚫고 날카롭게 코 끝을 스치고서 지나갑니다.
...확실합니다.
살점 조각입니다.
랜턴에 비치는 샛길의 바닥에는 군데군데 이런 것들이 사방에 널려 있습니다.
활짝 핀 꽃잎이 아름답게만 보이던, 꽃이 만개한 꽃밭이 점차 기괴하게 보입니다.
등의 길이 모두 사라져, 꽃들만 기괴하게 살랑살랑 흔들리고 있네요.
빠르게 발걸음을 옮기면,
포슬한 흙바닥 위에 뿌려진 살점 조각은 계속되다가 이내 점차 드물어집니다.
고개 든 앞에는, 작은 [오두막] 한 채가 있습니다.
그 바로 옆쪽은 성입니다.
어느새 화원에서 벗어날 정도로 빨리 걸어왔던가요.
저 [오두막]은 뭐죠?
이 화원과 마찬가지로, 박성태의 성에서 처음 보는 곳입니다.
박성태 기능치에 1d5점 추가합니다.
예청명:
rolling 1d5
(
1
)
=
1
이게... (아까 전 살점의 후유증이 가시지 않았는지 안색이 영 좋지 않습니다. 그래도 일단 가긴 합니다. 역시 지금은... 오두막에 들러 그간 있었던 일들을 맞춰보는 것이 더 나을 것 같습니다.)
≪SECTION 2-2≫: 오두막
오두막의 옆 쪽에는 키가 크고 나뭇가지가 길게 뻗은 나무 한 그루가 덜렁 서 있고,
이곳부터는 꽃들도 이어지지 않습니다.
화원에서 벗어나는 출구이기도 한가 봅니다.
오두막은 최근까지 잘 관리된 듯 말끔한 생김새고,
문 틈새로 옅은 불빛이 새나옵니다.
혹시 이 안에 박성태가 있을까요?
예청명:(안에 사람이 있는지 틈으로 확인해볼 수 있을까요?)
안은 고요합니다. 어떠한 인기척도 느껴지지 않네요.
예청명:(그럼 조심히 문을 열고 오두막에 들어섭니다.)
오두막의 내부는 미묘한 온기가 감돕니다.
고급스러운 원목으로 만들어진 [책상]과 의자,
작은 [침대]와 벽면에 설치된 아주 긴 선반.
그리고 [옷장] 정도가 이 작은 오두막의 끝인가봅니다.
오두막의 한켠에서 흐린 불씨가 흩어져가는 벽난로가 보입니다
저것이 미묘한 온기의 출처겠군요.
벽면에 걸려있는 기괴한 형상의 사슴 머리 박제라던가,
바닥의 부슬부슬한 붉은 색 융단은 난해하지만
연한 박성태의 향이 곳곳에 배어 있는 것이.
이 오두막이 박성태의 소유이며,
그가 이곳을 종종 이용했으리라는 사실을 짐작케 합니다.
이 안에 박성태는 없지만요.
오두막의 존재를 확인하면 박성태 기능치에 1d5점 추가합니다.
예청명:
rolling 1d5
(
1
)
=
1
자유 조사가 가능합니다.
예청명:(책상을 한 번 자세히 살펴볼게요. 서랍 같은 것이 있다면 모두 열어보겠습니다)
책상 위를 살피면,
위에 깃털 펜이나 양피지 따위가 어지럽게 흩어져 있고,
책들이 엉터리로 분류되어 탑이 쌓여 있습니다.
고대 저주의 이해…
저주의 전승…
[동족으로 만드는 법]...
같은 책들인데요.
교육 판정합니다.
예청명:
교육
기준치:
70/35/14
굴림:
93
판정결과:
실패
이상한 제목들입니다. 어쩐지 낯선데, 위화감이 들 뿐이네요.
예청명:뭐야, 이건. (기분이 좋지는 않은 제목입니다... 떨떠름하게 책상에서 시선을 떼고 침대로 옮겨갑니다. 자세히 살펴봐요)
책은.....안보나요?
예청명:(못 읽을 줄 알았어요. 읽을 수 있다면야...)
(생각해보니 머리를 쓰면 읽을 수 있을지도)
무슨 내용부터 읽어볼까요?
예청명:(순서대로 읽을게요!)
책장 사이사이가 딱 달라붙어 펼칠 수 없습니다.
마치, 허락받지 못한 사람에게는 열어주지 않는다는 것처럼요.
[동족으로 만드는 법] 책을 펼치면
오래, 꾹꾹 눌러 펼쳐 놓은 듯한 페이지가 저절로 펼쳐집니다.
그 페이지의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이게 대체 무슨 내용이죠?
책에서 이해할 수 없는 기괴한 내용을 접한 예청명,
SAN C. (0/1)
예청명: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13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자료조사 판정합니다.
예청명:
자료조사
기준치:
70/35/14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괴물꽃 키우기]와 [괴물의 식사]를 추가 발견합니다.
예청명:(괴물꽃 키우기부터 순서대로 읽습니다.)
책 한 권마다 이성판정을 합니다. SAN C. (0/1d2)
책 한 권마다 오컬트 기능 1점씩 올라갑니다.
예청명: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3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다음 무엇을 살피나요?
예청명:(아까 보려던 침대를 마저 봅니다!)
푹신해 보이는, 흰색 이불과 흰색 베개, 침대보가 깔린 깔끔한 침대입니다.
박성태의 체구에 맞네요.
베개 옆에 얇은 노트 한 권이 놓여 있습니다.
노트는 아주 오래되어, 낡은 표지며 내지의 색이 바랬지만 잘 관리되었는지 깔끔합니다.
표지에 적힌 제목은. [죽음 일지]입니다.
예청명:(내용을 자세히 읽어봅니다)
알아보기 힘든 지나치게 구불구불한 필체입니다.
누구의 필체인지 모르겠어요.
죽 읽으면, 아주 신분이 높은 누군가의 일기 같은 내용입니다.
과연 오래된 노트 답게
당신이 지금 모시고 있는 왕가의 전대 왕가에 대해 이야기하는 부분도 나옵니다.
다음은 책의 마지막장입니다.
마지막 글자, 이름의 이니셜은 잉크가 번져 잘 보이지 않습니다.
‘나는 절대 그런 멍청한 짓을 하지 않을 것이다.’ 라고 했지만,
…예청명을 괴물로 만들었군요.
괴물이 된 그의 피를 박성태에게 먹이면 박성태를 죽일 수 있다는 걸 깨닫습니다.
당신에게도 유일하게 복수할 기회가 있는거죠.
더이상 살필 건 없는것 같습니다.
예청명:(마지막으로 옷장을 살펴봅니다...)
옷장은 꽤 큽니다.
열어보면…
‘괴물’들이나 입을 법한 불온한 옷들이 한가득입니다.
이런 옷들을 성 근처의 집의 옷장에 잔뜩 걸어두다니.
제정신인걸까요?
이 곳에 있는 책이나 옷 같은 것들을 외부에 들킨다면, 꽤 곤란해질 겁니다.
예청명:(너무 많은 정보가 들어와 당혹스러운 표정입니다. 그러나 얻을 건 얻은 듯하고, 성태가 자신에게 무슨 짓을 저질렀는지도 어렴풋이 알 것만 같아요. 옷장을 다급히 닫아버리곤 오두막을 나서기로 합니다...)
오두막에서 나오면,
미약한 온기가 감돌던 공기가 차가운 바람에 흩어지며 머리카락이 바람을 타고 흩날립니다.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쪽의 끝에 웅장한 성의 회색 벽이 보입니다.
늘 정문에서만 바라봤었는데,
이렇게 보니 성의 크기에 새삼 위압감이 느껴지지는 않나요?
…여기 어디쯤에 뒷문이 있었는데…
관찰 판정합니다.
예청명: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0
판정결과:
실패
뒷문이 온데간데 없이 보이지 않습니다.
정원을 너무 돌아서 온 탓일까요?
이쪽 벽이 아니었던 걸까요.
...대신 저기,
성벽의 그늘에 숨어 흐릿하게 보이는 낡은 검정색 철제 계단이 있습니다.
당신이 기억하던 성의 뒷문과는 다르게 생겼지만…
어쨌거나, 박성태가 있을 성 안과 통하기는 하겠죠.
예청명:길이 이렇게 생겼었나? (잠시 고민하다 계단으로 올라섭니다. 올라가요)
≪SECTION 3≫: 성 안의 속삭임
계단은 높고 폭이 좁아 올라가기에 아슬아슬합니다.
난간조차 잔뜩 녹이 슬어 손을 대기가 꺼림칙하군요.
전문적인 관리를 받은지 아주 오래된 듯한,
사람들의 시선으로부터 잊혀진 계단처럼 보입니다.
…
오두막을 이용했을 박성태 정도나 종종 사용했을까요.
알 수 없는 일입니다.
밟을 때마다 삐걱이는 불안한 소리를 내는 계단을 올라가면
검은색에 뭔가 군데군데 알 수 없는 이물질들이 묻은 두꺼운 철문이 나타납니다.
손잡이는 밀어서 여는 형식인 것처럼 보입니다.
이 안으로 들어가나요?
예청명:(문을 밀고 들어갑니다.)
…
문을 열면 약간 어두컴컴한 내부가 드러납니다.
이곳은?...
다행히 복도나 누군가의 방으로 바로 연결된 것은 아닌 것 같은데요.
창고와 같은 건물인 것 같습니다.
누군가 방금 다녀갔는지 벽에 달린 등불에 붙은 불이 아직 꺼지지 않고 아른아른 흔들리는 중입니다.
당신이 문 안으로 완전히 발을 옮기면,
무거운 문이 바로 쾅, 소리를 내며 등 뒤에서 닫힙니다.
귓가를 스치던 바람소리가 일순 정적으로 바뀌고,
이제야 느껴지는 녹슨 쇠의 비릿한 냄새가 코를 간질입니다.
흐릿한 불빛에 비치는 내부의 모든 사물들이 철제로 만들어져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한 발 더 내딛으면,
바닥에 얕게 고인 물이 첨벙,
하고 사방으로 튀는 소리가 들립니다.
예청명:(주변을 빙글 돌아봅니다. 창고 같은 건물이라고 했으니 살펴볼 방이 따로 있는지 찾아봐요)
어둑어둑한 내부에 눈이 익으면 내부에 쌓인 [상자]들과 철제 [캐비닛], 천으로 덮인 침대 몇 개가 눈에 들어오네요.
고개를 숙여서 바닥을 확인하면.
당신은 옅은 주홍색 불빛과 회색의 낡은 돌바닥에도 불구하고
그 틈들에 고인 액체가 무엇인지 알아차립니다.
이것이 물이 아니라 피군요.
아무래도… 그냥 창고는 아닌 모양입니다.
바닥에 찰랑찰랑 얕게 고인 피 웅덩이는 쌓인 상자들이 근원지인듯 싶습니다.
저기, 나가는 문처럼 보이는 문도 한 켠에 있습니다.
예청명:(코와 입을 손으로 가리고 상자를 열어봅니다.)
짙은 갈색 빛의 나무 상자들입니다.
꽤 많은 수가 흐트러져 배열되어 있습니다.
헝겊 천으로 위가 덮어져 있습니다.
시큼한 냄새가 나는 것 같아요.
그 안에 들어있는 것은,
…
…
붉은 살점 덩어리들입니다.
상자 안에 얇은 천이 깔려 있고,
살점에서 배어나오는 핏물 탓에 천이며 상자가 모두 축축합니다.
관찰 판정
예청명: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식용’과 ‘퇴비용’이라고 나누어 적혀 있는 것들이 보이네요.
‘식용’에는 주로 신체의 부속들이,
‘퇴비용’에는 신체의 표피들이 들어있습니다.
‘퇴비용’이라고 적힌 상자 안에서,
아까 정원을 거닐며 발견했던 살점 조각들과 비슷한 형태의 살점 조각들을 발견합니다.
[식용]이라고 적힌 상자를 발견하면,
문득 뱃속이 허기진 것이 느껴집니다.
정신 판정합니다.
예청명:
정신
기준치:
65/32/13
굴림:
21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이 아무리 이성으로 거부하더라도,
…
손 쓸 새도 없이 시야가 깜빡,
점멸하더니…
눈을 떠보면,
손에 잘 잘려진, 먹음직스러운 고깃덩이 하나가 쥐여져 있습니다.
막 입에 밀어넣기 직전이에요.
…왜 당신이 이것을 쥐고 있죠?
예청명:이게, 무슨... (정신이 들자마자 살점을 상자에 내던지고 물러섭니다. 괴물이 되었다는 사실을 재차 확인받는 기분입니다. 머리를 쓸어넘기며 숨을 고른 후 캐비닛으로 향합니다.)
캐비닛들은 좁고 길쭉합니다.
열 몇 개가 주르르 세워져 있습니다.
수도 많네요.
하지만 겨우 당신 어깨 너비가 될까 말까하는 좁은 폭이라
공간을 그리 많이 차지하지는 않습니다.
오래 되었는지 여기저기 녹이 슬어있고 비린 쇠 냄새가 진동합니다.
예청명:(비린 쇠 냄새가 녹슨 철에서 나는 걸까, 아니면... 다른 가능성을 생각해본 다음 망설임 없이 제일 첫 칸을 열어봅니다.)
관리가 잘 되지 않은 쇠 특유의 끼이익 소리를 내며 캐비넷이 열리고,
그 안에서…
아무런 예고 없이,
온기없이 딱딱하고 묵직한 사람의 시체 한 구가
당신의 정면으로 툭 쓰러져 내립니다.
SAN C. 0/1.
예청명:
SAN Roll
기준치:
58/29/11
굴림:
5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어 민첩 판정합니다.
예청명: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박성태 판정합니다.
예청명:
박성태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12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당신에게 이전에 호감을 보였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러다 그가 박성태와 가깝게 지내며 당신과는 점차 멀어졌었죠.
어느 낮은 직책을 가진 귀족이었습니다.
그러고보니 최근 실종 공고가 떴었나요?
그의 시체가 왜 여기 있는 걸까요.
한 번 더 박성태 판정
예청명:
박성태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5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다른 캐비넷 역시 열어보면
그 시체들이 생전에 당신에게 호감을 표하던 사람이라는 사실을,
그러다 박성태가 사이에 끼어들며 당신과 차차 멀어져갔었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다른곳을 살펴봅시다.
예청명:미친 놈... (코와 입을 가리고 캐비넷 곁으로 비켜섭니다. 문으로 향해야겠어요...)
아마 나가는 문이겠죠.
문제는…
이 문이 어디로 연결될지 가늠하지 못하겠다는 것입니다.
문을 열까요?
예청명:(문 너머로 인기척이 있는지 들을 수 있나요?)
고요합니다.
예청명:(그럼 조용히 나가봅니다...)
≪SECTION 3-1≫: 서재
문을 조심스럽게 밀면,
무언가 육중한 것이 함께 부드럽게 밀리는 느낌과 함께
붉은 융단이 깔린 계단이 서서히 드러납니다.
그래요, 서서히 드러나요.
아무런 예고 없이 계단의 벽면에 자리한 등불이 기묘하게 일렁이는 푸른 불을 태우고,
짧은 계단의 끝에는, 다시 문이 보입니다.
어디로 이어지는 걸까요?
융단을 걸으며 당신의 신발에 묻었을 화원의 흙이며
아까 밟은 피웅덩이의 흔적을 지우는 게 좋을 것 같습니다.
예청명:(융단에 핏물 묻은 신발을 문대고 닦습니다. 그런대로 깨끗해진 후에 움직여요. 더 망설일 것도 없으니 그대로 문을 밀어 엽니다.)
문을 열면,
온화하고 부드러운 시나몬 향이 코 끝을 스칩니다.
어쩐지 날카롭던 신경이 가라앉는 것 같습니다.
이곳은…
서재네요.
그 안에서도 특별히 책장들에 가려지고 가려진,
모난 구석입니다.
당신이 방금 나온 문도 잘 살피면 책장 같이 생긴 문이에요.
이렇게 생겼다면 알려지지 않았을 만도 합니다.
서재 내부에 인기척은 느껴지지 않습니다.
등 뒤로 문이 닫히는 육중한 소리와 함께,
서재에는 벽난로 안의 불이 장작을 태우는 소리만이 남습니다.
박성태 판정합니다.
예청명:
박성태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본래 박성태는 서재에 사람을 많이 들이는 성격은 아니었죠.
이런 고요도 당연합니다.
하지만 그는 대체 어디로 간 거죠?
박성태에게 물어볼 것들이 쌓여가고 있습니다.
서재 안을 살피면, 정 중앙에 긴 소파 4개가 서로를 마주보고 놓여 있고, [
[책장]들이 열과 행을 맞춰 가지런히 배치되어 있습니다.
벽의 가운데 쯤에 [벽난로]가 방 안을 따뜻하게 데우고 있고, [창문] 밖이 어둑어둑해보입니다.
예청명:아무도 없는 게 다행인가. (얕은 숨을 뱉습니다. 그래도 아직 알아야 할 것들이 아주 많으니까. 책장을 살펴봅니다. 아까처럼 이상한 책이 더 나올지 누가 알아요.)
책장에는 오래된 책부터 최근 나온 신간까지 수많은 책들이 고스란히 잘 정리되어 있습니다.
책들이야말로 보석보다 더한 부의 상징이죠.
역시 박성태의 서재입니다.
박성태 판정합니다.
예청명:
박성태 Roll
기준치:
52/26/10
굴림:
60
판정결과:
실패
책장을 주르륵 살피면,
…
오두막에서 봤던 것과 같은,
불온 서적은 단 한 권도 보이지 않습니다.
예청명:(책을 몇 권 빼서 책장 안까지 샅샅이 조사해봅니다. 그래도 아무것도 찾을 수 없나요?)
없어요.
예청명:(책장을 살피는 건 그만두고 벽난로로 시선을 옮깁니다. 무언가 인멸하고 있던 건 아닐까...)
대충.. 역사계열의 책 몇권만 보이고, 보이질 않네요.
벽난로의 옆에는 [부지깽이]가 세워져 있고,
벽난로의 안에서 [모닥불]이
따닥, 따닥 소리를 내며 한창 서재 안을 데우는 중입니다.
예청명:(부지깽이를 들어 모닥불 안에서 타고 있는 것들을 뒤적여봐요. 혹시 그렇고 그런 책을 태우고 있던 건 아닐까 싶은 마음에서...)
모닥불 안에 잘 마른 장작이 타고 있습니다,
가까이 다가가면 뜨거울 정도의 온기네요.
태우기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걸까요?
관찰 판정합니다.
예청명: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89
판정결과:
실패
(내용을 읽고,) ... 머리를 자른다 한들 죽지는 않을 것 같은데. 왜 굳이 이런 사안에 반대까지 표하면서... (누명을 썼다는 사실은 이제 그닥 충격적이지도 않은 듯 중얼거려요. 창문 밖을 한 번 살펴볼까요...)
창문 틀에 달린 금속 장식이 고급스럽습니다.
창문에 가까이 서면 창문 틈새를 비집고 들어오는 차가운 바람이 느껴집니다.
잠깐, 창문 바깥에 등불 여러 개가 아른거리네요.
창문 밖을 살피면…
사용인들이 등불을 들고서 정문에 길을 내고 있고,
귀족들이 그 길을 따라 등불이며 화려한 장식들이 달린 마차에 타고 있습니다.
각자의 가문의 인장이 새겨진 개인 마차입니다.
회의를 끝내고 집에 돌아가는 것처럼 보여요.
…
회의 내용을 완벽하게 합의 본 것 같은 행색들입니다.
그리고, 저 멀리.
그런 귀족들을 배웅하고 있는 박성태가 있습니다.
…
당신과 눈이 마주친 것 같은 건 착각일까요?
눈을 깜빡이고 다시 바라보면 그저 귀족들을 향해 돌아서 있을 뿐입니다.
그때, 바깥에서 누군가 뚜벅뚜벅 걸어오는 소리가 들립니다.
박성태는 저기 창 밖에 있었으니…
… 아마도 사용인이겠지요.
당신은 대외적으로는 괴물로 확정난 것 같으니
사람의 시선을 피해 숨는 게 좋겠습니다.
은밀행동 판정합니다.
예청명:
은밀행동
기준치:
40/20/8
굴림:
69
판정결과:
실패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하와이에서 아버지께 배운 앞구르기로 책상에 숨기 도전합니다)
은밀행동
기준치:
40/20/8
굴림:
95
판정결과:
실패
사용인은 생각보다 빠른 걸음으로 들어와 문을 열어,
당신이 무언가의 행동을 취하기도 전에 그대로 마주치고 맙니다.
우당탕!!
당신과 기어코 눈이 마주친 사용인이 손에 들고 있던 책들을 와르르 떨어뜨립니다.
“꺄,,,꺄아아아악!!!!”
안색이 새하얗게 질려선 덜덜 온몸을 떨던 사용인은 몇 번 입을 뻐끔뻐끔하더니,
급하게 소리를 지르며 방 밖으로 뛰쳐나가버립니다.
“괴물이야!!! 괴물이 주인님의 서재 안에 있어요!!!”
바깥으로 뛰어가며 소리치는 말이 서재 안까지 요란합니다.
그렇죠.
일이 귀찮게 되었습니다.
사용인의 도움을 요청하는 소리에 금방 이 주변에 사람이 모여들 것 같습니다.
낭패예요.
지능 판정
예청명:
지능
기준치:
80/40/16
굴림:
38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복도로 나갑시다. 조용히 시켜줘야하지않을까요?
민첩 판정
예청명: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8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메리:
민첩
기준치:
50/25/10
굴림:
66
판정결과:
실패
운이 좋았어요,
당신은 메리를 붙잡고 서재로 끌고가
입을 막는데 성공했습니다.
그녀의 떨림그녀의 떨림과 동시에 식욕이 돋습니다.
예청명:(불쾌한 식욕은 일단 접어두고 메리를 기절시켜야 할 것 같습니다. 근력 등 판정을 통해 상대를 가격할 수 있나요(...)?)
함 해보세요
예청명:
근력
기준치:
75/37/15
굴림:
14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님 메리 죽어요
예청명:(깡은 아니고 목을 졸랐습니다)
기절시키는데 성공했습니다.
예청명:(그래도 아까 전 메리가 소리친 게 있어서 다른 사람들이 이 주변으로 올 것 같은데... 바깥의 인기척을 함 살펴보겠습니다 눈치껏.)
다행이 아직 사람들이 몰려들지는 않았습니다.
복도 저 끝 쪽에,
문이 조금 열려 있는 방이 보입니다.
안에 인기척이 있는지 없는지 따위를 살필 시간은 없어요.
우선 서재로부터 벗어나 몸을 숨겨야 합니다.
들어갈까요?
예청명:(네!)
≪SECTION 3-2≫: 박성태의 방
문을 열고 안으로 들어오면,
달콤한 향이 익숙한 체향과 혼재되어 코 끝을 스칩니다.
코에 닿는 향 덕에 어렵지 않게 이 방의 용도를 눈치챌 수 있어요.
박성태의 방.
그래요.
이 방은 박성태의 방입니다.
당신도 여러 번 들어와 보았던…
그의 방.
그의 방이 서재에 이렇게나 가까이 있었던가요?
문을 열면 문의 양 옆으로 화분이 놓여있고,
그 안에 심어진 것은 비밀 화원에 만개해 있던 꽃들과 같은 종의 꽃입니다.
정면에 커다란 창을 가진 [창문]이 벽에 나 있네요.
...그 외에 방 안은 정갈합니다.
고급스러운 목재로 만들어진 작은 책장, [책상]과 [침대]…
비스듬히 세워진 전신거울이며 모닥불이 타오르는 벽난로,
중앙의 바닥에 깔린 융단까지.
높은 천장에 달린 샹들리에가 구석구석을 환하게 비추는 방 안은 생활하기에 부족한 것이 없습니다.
예청명:(방이 낯설어보이는 건 그 꽃 때문일까, 생각하며 급히 책상을 살핍니다. 언제 성태가 돌아올지 모르는 상황이니만큼 행동이 아주 빨라요.)
책상 위는 평소보다 너저분합니다.
다 쓰고 아무렇게나 놓여진 만년필이나 뚜껑이 닫히지 않은 잉크통이 눈에 띄네요.
특히, 잘 말린 양피지 더미며 흰 편지 봉투들이 보입니다.
그 수가 상당합니다.
예청명:(편지가 적힌 양피지가 있나요? 있다면 자세히 살펴봅시다..)
흰 편지봉투들 사이에서 아직 발신인의 직인이 찍히지 않아,
열어보아도 티가 나지 않을법한 무난한 편지봉투를 하나 찾아냅니다.
받는 이는 헤로트 남작,
당신 영지 바로 옆의 조그마한 영지를 차지하고 있는 소귀족입니다.
무난한 사이였었죠.
왜 이 사람에게 편지를?
… 이게 무슨 말이죠?
꼭…
그가 당신이 괴물로 몰리는 것에,
동조했다는 것처럼 보이는데요.
예청명:이게 도대체... (갈수록 배신감만 커져갑니다... 침대나 살펴보죠...)
호화롭고 거대한 대리석 장식이 가득한 커다란 침대입니다.
관찰 판정합니다.
예청명:
관찰력
기준치:
70/35/14
굴림:
78
판정결과:
실패
이불이 가지런히 잘 정돈되어 있다는 것 외에 눈에 들어오는 것은 없습니다.
예청명:(창문으로 시선을 돌립니다. 볼 거 없네요.)
커다란 창을 가진 창문은 사람이 드나들 수 있을 정도로 아주 거대하고, 활짝 열려 있습니다.
해가 져 쌀쌀한 바깥의 공기가 열린 창을 통해 여과없이 들어와,
방 안에 가득한 달콤한 향을 아주 잠시 몰아냈다가 다시 돌아가기를 반복합니다.
밖을 내다보면 아찔한 높이에 시야가 어지러울지도 모릅니다.
여기, 성의 꽤 높은 위치였죠.
≪SECTION 3-3≫: 포도주 한 잔으로
예청명, 괴물은 누구인가요?
괴물 꽃을 키우며 불온한 금서를 소지하고,
인육을 비밀 창고에 모아놓은 사람은.
아니, 괴물은 누구인가요?
당신은 알고 있습니다.
당신을 이 곤경에 빠뜨린 이가 누구인지 알고 있습니다.
그렇죠?
당신을 동족으로 만들고자 당신에게 자신의 피를 먹이고,
광기를 가장해 감금해두고,
자신만이 온전한 당신의 편인체 굴며
당신의 모든 인간 관계를 끊어내고서 당신이 지녔던
그 높은 지위와 명예를 훼손해.
당신을 마침내 처형, 죽음에 이르도록 조장한 그는.
부정할 수 없는 박성태군요.
이 모든 일들을 박성태가 꾸몄습니다.
괴물은 박성태입니다.
그가 당신을 자신의 동족으로 만들려고 하고 있어요.
갑작스레 속에서 무언가가 쏟아져 나올 듯이 울렁입니다.
그 반동으로 손에서 실수로 편지 봉투가 떨어져 내립니다.
툭,
그리고 당신이 편지 봉투를 줍기 위해 손을 뻗기 이전에,
먼저 그 편지 봉투를 줍는 새하얀 장갑을 낀 손이 있습니다.
박성태:...멀리까지 나왔네요.
그 손의 주인은,
익숙한 구두.
옷 매무새,
와인 병을 든 손이며 미소를 그린 입꼬리까지.
당신이 익히 아는 그입니다.
박성태예요.
그가 당신을 마주보며 웃습니다.
… 어디로 들어온거죠?
문득 그가 등지고 선 활짝 열린 창문이 눈에 들어옵니다.
그래요.
그가 괴물이라면 당신이 눈치채지 못하도록 창문으로 들어오는 것쯤 하지 못할 일도 아닙니다.
부드러운 바람에 창문 곁에 있던 커텐이 펄럭이며 존재를 알리고,
그 앞에 서 부드러운 바람에 머리카락이 흩날리는,
박성태의 미소는 참으로.
인간이 아닌 것처럼 이질적일만치 아름답습니다.
그가 집어들었던 편지 봉투를 다시 책상 위로 돌려놓습니다.
문득, 시선이 편지 봉투에 다시금 닿습니다.
이 수많은 편지 봉투들은 전부 당신의 인연을 끊어낼 것입니다.
당신을 괴물로 매도하고,
귀족 사회로부터 단절시킬 것입니다.
아니, 이제 당신은 정말 괴물이 될 수도 있겠군요.
박성태로 인해서요.
당신의 종적은 그의 시선으로 탐미적일만치 물들어 있었습니다.
그가 당신이라는 존재를 대우하고 애정하는 방식은 참으로,
잔인하고 제멋대로였습니다.
박성태:내 편지를 마음대로 보면 어떡해요.
그가 웃으며 책장 한 켠에 놓인 깨끗한 와인잔 두 잔을 한 손으로 가볍게 들고서
침대에 걸터 앉습니다.
박성태:모든 걸 다 봤겠네요. 그렇죠?
옷 소매와 흰 장갑의 간극에 붉게 그어진 상처가 보입니다.
저 상처로 피를 내어 당신에게 먹였겠지요.
아무것도 모르는 당신에게. 포도주에 피를 타서 건넸을 것입니다.
아, 참으로 지독하고 괴로운 애정입니다.
박성태의 손에 들린 와인병이 흔들립니다.
당신은 어렵지 않게 저 안에도 박성태의 피가 들었을 것임을 직감합니다.
오늘 밤,
그가 건네는 포도주를 마시면 당신은 정말로 괴물이 되고 맙니다.
그러나 마시지 않는다면, 금서에 적힌 대로 피를 쏟으며 괴롭게 죽어가겠지요.
괴물의 뱃속을 침범하고 나오는 일.
당신은 그 선택의 기로에 섭니다.
박성태:당신에게 시간이 얼마 없어요. 우리 머리 좋은 공작님은, 내 말이 무슨 뜻인지 알잖아. 그쵸?
예청명:... 어차피 아쉬울 건 없으니 선택은 조금 미뤄두고 이유나 듣지. 왜 그랬어?
박성태:나와 영원을 함께 할 사람은, 당신 밖에 없는것 같아서요. 손해는 공작님이지, 내가 아녜요. 난 그런 당신을 걱정하고 있는거고.. 경이 그렇게 나온다면, 조금은 기다려줄게요. (눈썹을 까딱하며 입꼬리를 주욱 올리는 꼴이 퍽 여유로워 보입니다. 아니, 이제 얄미워보이네요.)
예청명:그 선택에 내 의사는 없었던 것 같은데... (당신의 표정을 보더니 눈을 내리깔아버립니다. 굳이 속 버려가며 마주할 필요는 없으니까요.) 내가 어떻게 하길 바라?
예청명:그러면 내 손해가 너무 크잖아. 어차피 괴물이 되고 나면 오래도록 불쾌하게 사는 건 나뿐이고. 수지가 안 맞는 거래라고 생각해본 적은 없나 본데. (슬며시 웃으며 신발로 바닥을 몇 번 찍어요.) 싫다고 하면 그걸로 그만이지?
박성태:불쾌해요 지금? 난 괴물로써, 당신에게 새로운 삶을 살게 해주려했던건데. 수지가 안맞는 거래라.. 그럼 뭘 드릴까요. 이 성? 장신구? 나에겐 아무것도 필요없어요. 그냥, 당신만 내 옆에 있으면 되는거지. 이렇게 나오면 곤란하죠, 뭐라도 해보시려나봐요? (포도주병을 내려두더니 네 앞에 서서 빤히 쳐다봅니다..)
예청명:괴물로 사는 게 나쁘지 않다는 설득을 했어야지. 잠들지 않아도 되는지, 혹은 먹지 않아도 되는지, 처럼 특별한 점들을 들어서. 그래. 사람만 먹으면서 여느 사람과 똑같이 살아야 한다면 구미가 안 당기잖아. ... 침실이 있는 걸 보니 잠은 자나? (한발 물러서며 곰곰이 머리를 굴리기로 합니다. 어차피 힘으로 붙으면 지는 건 뻔하니...)
박성태:잠들지 않아도 상관없고, 당신은 모든 면에서 인간보다 우수할거에요. 시력이던, 체력이던.. 그 무엇보다도 당신이 우수할거야. 영생을 누린다는 기쁨이 얼마나 큰지. 멍청한 왕들도 원하고 있잖아요. 영생을 가진 당신은 그 자체로 축복이지. 침대가 있으면, 다 잠만 자는줄 아시나봐요. (몇발자국 더 물러서더니 네 허리에 손을 올리곤 고갤 가까이합니다.) 아직도 머리굴려요?
예청명:생각할 게 좀 많아서. (손으로 당신의 얼굴을 살짝 밀어냅니다.) 영생을 누리는 기쁨이나 축복 따위는 모르겠고, 체력이든 시력이든 좋아서 알 게 뭐야. 궁금한 게 있는데, 네 스스로의 피를 마셔본 적은 없어? 시간 없으니까 빨리 대답하는 게 좋을 걸.
박성태:왜? 날 죽이기라도 하려고요?그 전에 나한테 고마워하는게 좋을걸요, 당신이 머리 굴리고 있는 사이에 나는 이미 계산을 마쳤거든요. (곧이어 입에서 콰득, 짓씹는 소리가 나더니 네 턱을 억세게 쥐어잡고는 부드럽게 제 피를 넘겨줍니다.)
예청명:(뭐 하러 그런 짓을. 예상 못한 것도 아니었으니 그저 무덤덤하게 눈을 감았다. 여태 쏘아붙인 것치고는 얌전히 피를 삼킨 다음 입을 벌려 안에 아무것도 남지 않았다는 사실 또한 확인시켰다.) 됐어?
붉은 피가 목을 타고 넘어가면
알코올 기운이 목구멍을 집어삼킬듯 화끈하게 목을 달굽니다.
아니, 목 뿐만이 아닙니다.
괴물의 피는 혈관을 타고 퍼집니다.
알 수 없는 열기가 온 근육을 강하게 비틀고 쥐어짭니다.
눈 앞의 박성태가 뭐라고 말을 거는데.
그 말이 들리지가 않습니다.
괴상한 바람소리가 귀 안에 가득 차오르고 몸을 제대로 가눌 수가 없습니다.
방금 박성태가 뭐라고 했죠?
당신의 이름을 불렀나요?
흐릿한 시야가 뒤집어집니다.
오감이 온통 섞여 천지를 분간할 수가 없습니다.
입 안 속 황홀한 포도의 잔향은 금새 차오르는 옅은 숨에 떠밀려 사라지고,
온 몸에 힘이 쭉 빠지며 기분이 붕 뜹니다.
취한 것과는 달라요.
점차 주변의 모든 상황이 빠르게 인식됩니다.
창 밖에는 흔히 지저귀는 새 한 마리 조차 없으며.
이 방 바깥의 복도에도 지나다니는 이가 없고.
당신의 곁에는 들뜬,
기쁜 숨을 몰아쉬는 괴물이 한 마리 있습니다.
당신의 몸은 인간의 기준으로부터 차차 벗어나갑니다.
당신은 직감합니다.
이것으로 당신도 괴물이 되었다는 것을.
인간으로서의 삶이 순식간에 어그러졌다는 것을요
더이상 인간으로 되돌아갈 방법은 없습니다.
마침내 흐릿했던 시야까지 차차 빛을 다시 담아냅니다.
그리고, 괴물로서의 당신의 시야에 가장 처음 보이는 것은…
박성태입니다.
언제 쓰러졌었죠?
당신의 몸이 침대에 뉘여 있습니다.
열린 창 밖으로 새벽달이 보이고,
차가운 바람이 뜨거운 몸에 와닿습니다.
하지만 컨디션은 정말이지 멀쩡합니다.
몸이 기이하리만치 가볍고, 시야가 선명해요.
아주 작은 이질감조차 커다랗게 다가옵니다.
이런 것이 괴물인가요?
당신의 옆에 걸터앉아 있던 박성태가 옅게 웃으며 차가운 손을 들어 당신의 목가에 올립니다.
타오를 것 처럼 뜨겁던 몸이 박성태에게 닿아 점차 식어갑니다.
박성태:정말로 나는… 당신이 나와 동족이 되었다는 게 기뻐요. 이제 인간으로서의 연은 전부 끊어버리고, 잠적해서 나와 함께 불멸을 누리며 행복하게 살 수 있을테잖아요.
생일축하해요, 당신이 새롭게 태어난 날이야.
예청명:불멸, 그거 듣기 좋네. 생일이 무슨 의민가 싶긴 하지만. (그러나 전혀 흥미롭지 않은 듯 시선을 옆으로 옮겼다가 당신을 바라봐요.) 날 사랑해?
박성태:네. 내 전부를 받칠만큼, 당신은 가치있는 사람이니까요. 나한테 소중하고,... 이게 당신에게 애정으로 납득될 일이라면 난 당신을 사랑하는거지.
연을 끊는건 내가 도와줄게요. 이미 다 준비해뒀으니까. 조금만 알아봐도 조작임이 분명한 증거들에 눈이 멀어 아직 인간이던 당신을 이 벼랑끝까지 몰고온것은 내가이니라..
다른사람들이에요.
이런 당신을 받아줄 사람은, 이제 나밖에 없어요.
예청명:벼랑에서 결국 나를 내몬 건 너야. 이제 별 의미는 없어도. (문득 대화에 염증을 느낀 듯 긴 숨을 내쉽니다.) 아, 그리고... 사랑 그거, 되도록이면 오래도록 심하게 갔으면 좋겠어. 세월 길잖아. 죽지도 못하는 거 길게 가야지. 그러겠다고 약속해 봐.
박성태:사랑 오래도록, 심하게? 당신이 무슨 사랑을 즐기고 싶은지 모르겠지만.. 경이 원한다면, 당연히 그럴게요. 그러도록 약속하죠. 그러니 당신도.., 나와 함께하고싶다. 박성태와 함께하고싶다.
딱, 그 말 한마디만 해주세요.
예청명:너와 함께 하고 싶어. (팔을 벌리고 당신을 빤히 쳐다봅니다. 이런 말도 했는데 설마 안 안아주진 않겠죠?)
박성태:그걸로 충분해요, 나는 동족인 당신을 포용할 수 있으니까. 모든 걸 잃은 당신을 감내할 준비가 되어 있으니까. (당신에게 상체를 기울여 한 손으로 토닥이면서 네 목에 고갤 파묻더니) ....내가, 괴물로서의 삶을 알려줄게요. 그저, 따라오기만 하면 돼요.
귓가에 닿는 말들이 모두 괴물의 속삭임들만 같습니다.
아니, 괴물의 속삭임입니다.
박성태는 정말로 괴물이니까요.
괴물의 주둥아리에 당신이라는 존재가 천천히 삼켜지고 있습니다.
당신을 더듬는 그의 불온한 눈길이 보이지 않나요?
당신은,
이 비틀린 애정을 온전히 받아들일 작정인가요.
예청명:그래, 오래도록 그렇게 살아. 영영 나를 사랑해. (당신에게 기댔다가 그대로 이를 세워 드러난 목을 뜯습니다. 울컥 솟아나온 피를 그대로 마셔요. 이 선택이 당신에게 가장 큰 비극이길 바라며.)
[ENDING 4 : 이 지독한 애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당신은 이 비틀린 애정을 수용하지 않거니와 용서하지 않기로 결정했습니다.
단지 피 몇 방울이면 됩니다.
그것으로 괴물의 피를 본래 그가 기어나왔을 칠흑의 구렁텅이로 떠밀어 파멸시킬 수 있습니다.
당신을 향한 그의 이런 감정과 행위에 어떻게 감히 애정이라는 이름을 붙일 수 있을까요.
당신은 인간으로서의 삶을 강제로 박탈당했는걸요.
주변의 모든 인연이 박성태의 농간으로 인해 왜곡되었고,
다시는 되돌아 갈 수 없게 되었습니다.
그는 당신의 삶을 송두리째 망쳐놓았습니다.
박성태, 그가 당신에게 건넨 불온한 핏물이 그의 애정이었다면.
당신의 애정은 그에게 파멸을 선고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자신의 피를 마신 그의 눈이 천천히 커집니다.
그리고, 당신은 피가 전해진 입가로부터 점차 피부가 회색빛으로 변해 바스라져 내립니다.
잿덩이가 되고 쪼개져 흩어집니다.
박성태:...예청명, 결국…
무언가를 이어 말하려던 혐오스러운 입술은 꾹 다물고,
꼴사납게도 처연한 눈빛은 당신이 무너지는 꼴을 보고있습니다.
당신은 순식간에 머리, 상반신, 마지막으로 하반신까지 전부 쪼개져내려.
말미에는 손 한 덩이만이 남아
기괴한 몰골로 무너지다가 그마저도 툭, 바닥에 그 마른 종적을 내려놓습니다.
방 안에 고요가 찾아옵니다.
달콤한 꽃향기가 코 끝을 간질입니다.
발치에 닿는 당신의 잿덩이가 자그마한 충격에도 보잘것 없이 무너져내리는군요.
아, 박성태는 인정해야만 합니다.
또 다시 끔찍하고 고독할. 증오스러운 삶이 앞으로의 박성태를 기다리고 있을 것이란 것을.
그리고, 당신의 복수는 겨우 이것이 최선이었다는 것을.
박성태는 자신이 하지 않겠다던, 멍청한 죽음을.. 눈앞에서 보게 됩니다.
예청명 로스트 / 박성태 생존
[ENDING 2 : 이 지독한 애정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하여.]
대귀족 박성태가 행방불명되었다는 소식이 거리에 가득합니다.
그리고, 그의 친우인 척 위장하고 있던 괴물도 함께 실종되었다는군요.
사람들 사이에서는 괴물이 박성태를 죽인 것이 아니냐는 소문이 만연합니다.
박성태와 예청명은 점차 사람들 사이에서 잊혀져 갈 것입니다.
철재 (GM):하.. 하비샴의 왈츠
존나 처연하게
들리네요..
작도:ㅎㅎ
청명은 참지않긔...
철재 (GM):하...
사람들은 예청명을 괴물이라고 부릅니다. 그럴만도 합니다. 어젯밤 파티에서 그가 사람을 잔혹하게 살해하고, 살점과 피를 취하기까지 했으니까요. 그것이 그가 박성태의 앞, 철창 안에서 구속된 채 눈을 뜬 이유입니다. 예청명은 그와 가까운 박성태의 성의 지하에 구금되었습니다. … 그러니 누가 알았겠나요? 실상, 괴물은 예청명이 아니라 박성태라는 것을요. 박성태는 인간의 인육과 피를 마시며 영생을 이어나가는 식인괴물입니다. 박성태와 같은 동족들은 전 세계에 널리 흩어져 있으며, 저마다 뱀파이어, 흡혈귀라는 이름으로 불리웁니다. 하지만 뱀파이어나 흡혈귀와는 다른 종족입니다. 박성태의 아주 이전 세대가 아우터 갓을 숭배하며 인간이 아닌 무언가로 진화했기 때문에, 아예 새로운 종족이라고 볼 수도 있겠습니다. 그러나 박성태와 예청명의 시간대 선에서는, 그저 ‘괴물’이라고 불리네요. 어쩌면 가장 적당한 이름일지도 모릅니다.
박성태는 변장술에 아주 능합니다. 따라서 예청명과 처음 만났을 때는 어린 모습일 수도 있었겠죠. 모습과 관계없이 박성태는 200년 조금 넘게 살아왔습니다. 따라서 이번 시나리오에서는 본래 기능치가 어떻든 간에, 추가적으로 변장술 기능치를 더하여 90이 되도록 합니다. 또, 근력과 민첩, 건강, 외모를 80~90으로 고정합니다. 박성태 자체를 신화 생물로 보아도 무방합니다.
박성태는 예청명과 어릴적부터 알고 지냈을 수도, 서로가 직위를 부여받은 이후에 가까워졌을 수도 있습니다. 다만 확실한 것은, 예청명이 지닌 빛에 박성태가 이끌렸다는 것입니다. 박성태는 평생에 그런 사람을 본 적이 없었습니다. 예청명의 빛은 순수한 악 그 자체일 수도, 그 반대인 선의일수도, 혹은 호기심이나 올곧음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분명하게 예청명을 예청명으로서 존재하게 하는 것. 그것의 반짝임에 박성태는 이끌리고, 또 예청명을 온전히 자신만이 소유하고 싶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좋아하는 사람이 다치고 상처받지 않도록 지켜주는 것이 진정한 애정이라지요. 그런 의미에서 바라보면, 박성태는 진작에 비틀린 것일지도 모릅니다. 언젠가 박성태에게도 예청명이 상처받거나 다치지 않았으면 하는 애정을 가졌던 때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괴물이 괜히 괴물이겠나요. 지금의 박성태는 예청명을 온전한 자신의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를 자신의 수족으로, 자신과 동족으로 만들려 합니다. 그야 자신과 동족이 되면 영생과 불멸부터 엄청난 신체능력, 그리고 미모를 얻게 되는걸요. 그 누구라도 애정하는 사람에게 이러한 삶을 선물하고 싶어 하지 않나요? 그가 바라든, 바라지 않든 간에요.
괴물과 동족이 되기 위해서는, 최소 24시간에서 최대 48시간의 간격을 두고 괴물의 피를 두 번 섭취해야 합니다. 처음 한 번 피를 섭취했을 때는 비릿한 혈액에 타액이 섞여들면 그렇게 달콤할 수가 없단 것을 깨닫고, 이성을 잃은 채 가까운 인간 두 엇을 섭취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리고선 정신을 잃고 쓰러집니다. 이후, 인간을 먹은 기억을 잃고서 깨어나 최소 24시간에서 48시간 후에 한 번 더 괴물의 피를 먹으면 비로소 인간의 이성을 버리고. 괴물의 삶을 살게 되는 것입니다. 인간을 먹지 않으면 이성의 굶주림으로 아사하고야마는 괴물의 삶을요. 만일 두 번째의 피를 섭취하지 않는다면 이미 섭취했던 괴물의 피가 극독으로 작용하여 예청명은 온 몸에서 피를 쏟으며 죽게 됩니다.
철재 (GM):다음은 시나리오 시작 이전에 이미 벌어진 일입니다. 박성태는 예청명에게 자신의 피를 탄 와인을 선물했습니다. 예청명은 아무 의심 없이 그 와인을 파티장에 내와 마셨고, 이내 당연하게도 이성을 잃고서 주변 귀족들을 죽이고, 먹어 치워버리고 말았습니다. 따라서 그것을 목격한 다른 귀족들은 예청명을 그와 가까운 박성태의 성에 구금해두고서 처형해버리자고 논의하게 된 것입니다. 사람을 먹은 그를 ‘괴물’이라고 부르면서요. 이것이 개요의 진상이고, 박성태는 이 상황을 즐깁니다. 모두가 이끌리던 예청명의 빛이 꺼질 듯 사그라들어 자신의 손아귀 안에서 흔들리는 것이 그렇게 즐거울 수가 없겠지요. 따라서, 박성태는 빠른 시일 내에 다시 한 번 예청명에게 자신의 피를 먹여 그를 온전한 자신의 수족이자 동족으로 만들고자 합니다.
시나리오를 진행하며 예청명은 박성태가 이 모든 일을 꾸민 주범이자 자신을 ‘괴물’이라고 불리게 만들어, 모두로부터 배척당하도록 만들었다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그리고 그런 괴물인 박성태를 죽일 수 있는 방법도요. 엔딩은 예청명의 판단에 달려 있습니다. 그는 박성태를 원망하고 죽여 자신의 결백을 주장하고자 할까요. 혹은 순응하고, 박성태와 영원토록 지속될 괴물로서의 삶을 선택할까요? 괴물이 적나라하게 제 뱃속을 드러낼 시간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