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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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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외의 여백 난외의 여백불멸하는 光源에게유일의 戀人으로부터1. 복귀3분 57초 뒤, 목적지 '지구'에 착륙합니다.기체 이상 없음. 착륙지 확보 완료.익숙한 기계음이 선체에 퍼집니다.이제 3분 57초 뒤면 이 목소리와도 이별이겠군요.구 년 동안 함께한 만큼 다소 시원섭섭한 기분이 들지도 모르겠어요.그도 그럴 게, 지난 구 년 간 이 선체에는 박성태 당신뿐이었고,사람-혹은 그 비슷한- 목소리라고는,탐사 시작 첫 삼 년 동안 지구로부터 오던 음성 편지들과 통신 연락들을 제외하고,바로 이 노바 09호의 안내 음성뿐이었으니까요.자, 이제 착륙 준비음이 들립니다.10, 9, 8, 7.......2029년에 지구를 떠난 지 자그마치 구 년 만입니다.드디어 그 장대한 임무가 끝나는 겁니다.이제 돌아가는 거예요.당신을 기다리고 있는..
바다의혀 바다의 혀때는 온 세상이 얼어붙을만큼 매서운 추위가 기승을 부리는 한겨울,간만의 겨울 휴가인가요,어쩌면 운좋게 이벤트에 당첨되었을지도 몰라요.하여튼, 그래요, 이유가 어디 중요한가요?여하튼 두 사람은 지금 겨울 바다에 있습니다.모든 것을 삼켜버릴 듯 살풍경한 겨울의 바다,그러나 스산한 만큼 운치도 있고,아주 아름다운 곳이에요.깊이를 알 수 없는 검푸른 파랑,다소 싱겁게 느껴지는 바닷바람,핏기 없는 해변의 모래사장,손가락이 꺾일 것만 같은 매서운 날씨도 기꺼이 감수할 만큼이곳은 아름답고,완벽하고,특별하고,그리고...1일차20XX. 12. 28. PM 13:39...성태야?아, 차가워.신발 가죽이 젖어드는 감각과 함께 정신을 차립니다.그보다는 당신의 이름을 부르는 청명의 목소리가 더 빨랐나요.순서를 가늠할 ..
성청 수몰버스 KP. 려던PC. 예청명, 박성태덜컹.몸이 얕게 흔들리는 감각과 함께 불현듯 꺼져있던 정신이 맞붙습니다.아무래도 버스 안에서 깜빡 잠들어버렸던 모양이에요.눈을 뜨면 들어오는 풍경은 익숙하고도 평범한 버스의 내부.흔들리는 손잡이,끊임없이 스쳐 지나가는 차창 너머의 풍경,조금 낡은 감이 있는 앞좌석의 시트….익숙한 것들 투성이인 차체의 내부에서 익숙하지 않은 점이라고는 버스가 텅 비어있다는 점 뿐입니다.그야말로 '예청명'씨 본인을 제외한 탑승객이 존재하지 않습니다만,왜일까요.별로 대수롭지는 않습니다.적적한 버스를 오로지 시선만으로 훑고 있었을 때였나요.문득 좌석의 맞은 편 정면에 붙어있는 버스 번호 라벨이 눈에 들어옵니다. 판정 해주세요. 예청명:관찰력기준치:75/37/15굴림:1판정결과:대성공잠시 눈을 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