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현

라 비아트리스

철재_ 2022. 8. 12. 21:49

 

 

0_전체시작
 
2022.01.30
 
라 비아트리스
 
KPC 박성운
 
PC 강현
 
5_끊기
 
1_도입
 
강현의 모:이렇게 그 유명한 공작님 성에 초대 받을 줄은 몰랐습니다. 영광이네요.
 
강현의 부:그러게 말입니다. 이렇게까지 초대해주심은 혹시...
 
여기는 박성운의 성의 식당입니다.
 
강현은 박성운의 초대를 받아 온 가족이 같이 식사 중입니다.
 
강현의 부모님들은 호들갑을 떠느라 정신이 없습니다.
 
그도 그럴 것이 강현이 쥐고있는
 
포크와 나이프를 포함한 식기부터,
 
식탁을 장식한 촛대,
 
식탁까지 호화롭지 않은 게 없으니까요.
 
다만 특이한 것은 모든 식기에
 
어떠한 문장이 적혀있단 것입니다.
 
[누구나 자신의 일을 자신이 선택하길 원한다.]
 
라는 문장이요.
 
왕이 부럽지 않은 호화를 누리고 있는
 
박성운의 집에서 볼 수 있는 문장이라기엔
 
묘한 문장이지만요.
 
박성운:그렇게 대단한 인물은 아닙니다. 저도 왕의 녹을 받는 일개 신하일 뿐이니까요.
 
박성운은 그렇게 겸손히 답합니다.
 
훈훈한 분위기입니다만 거슬리는 것은,
 
박성운이 식사중임에도 여전히 [가면]을 쓰고 있네요.
 
가면을 절대 벗지 않는다는 소문이 사실인가봅니다.
 
박성운에 대한 소문은 유독 많았죠.
 
철재 (GM):<지능>판정
 
강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81
판정결과: 실패
 
그런데 그렇게 대단한 박성운이
 
강현과 강현의 가족을 모두 초대한 것입니다.
 
박성운의 저택에는 최근 그 누구도 초대 된 바 없다는 데도 말이죠.
 
강연:..현아. 사실 우리 중 하나에 반한 게 아닐까?
공작님은 배우자가 없으니까.
 
강현:누나보단 나일 거 같은데? 내가 더 인물이 좋으니까. (소리를 죽여서 속닥거립니다.)
 
강연:어쭈... (현의 발을 꾸욱.. 짓누릅니다.) 내기할래?
 
강현:아! (인상을 찡그리다가...) 근데 누나는 얼굴도 안 보여주는 남편이랑 결혼하고 싶어? 뭐가 아쉬워서? (심드렁한 얼굴로 바뀌며 부모님을 힐끗 쳐다봐요.)
 
강연:야! 들으시면 어쩌려고 그래.. 아니 네 말대로 공작님이 뭐가 아쉬워? 저 키에 분위기만 봐도 대충 알만하잖아. 넌 그럼 어떤데? (현이 쪽으로 몸을 기울여서 쳐다봅니다. 제법.. 궁금한가봐요)
 
강현:아니, 키에 분위기가 끝내주면 뭐 해. 본판은 아무도 모르는 거라니까. (눈을 찌푸리며 성운을 곁눈질하다가 대꾸합니다.) 나쁘진 않은데... 난 누나가 공작이랑 결혼해서 나한테 콩고물이나 던져주면 좋겠다.
 
강연:아~.. 그래서 관심 없으시겠다? 공작님이 너한테 청혼하면 어쩌려고 그래? (코웃음 치다가) 얘는 무슨... 누가보면 벌써 결혼이라도 한 줄 알겠어! 사교계에선 소문이랑 다르게 되게 다정하시던데...
 
강현:그으래? 하긴 이 얼굴 보고 청혼 안 하기 힘들지. (코웃음을 펭... 치고는 누나를 팔꿈치로 꾹 찌릅니다.) 근데 다정해봤자 얼굴을 안 보여주는데 무슨 소용이야? 난 누나한테 양보.
 
강현의 부:큼, 크흠!
 
이런.. 목소리가 너무 컸나봐요.
 
잡담은 여기까지 하기로 해요. 어느덧 끝난 식사에 하나 둘 일어납니다.
 
강현의 가족들은 사용인들의 안내에 따라
 
각자의 방으로 안내가 됩니다.
 
5_끊기
 
강현이 안내 된 강현의 방은 척 보기에도 좋은 방임을 알 수 있었습니다.
 
넓은 발코니와 발코니와
 
실내를 잇는 커다란 창에서는 스미는 은은한 달빛이
 
방 안을 은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탓이었죠.
 
창에 다가가 살펴보니 창의 양 옆에는
 
은은한 녹빛의 커튼이 양 옆으로 드리워있습니다.
 
안을 차지하고 있는 가구들도 색을 칠한 게 아닌
 
본연의 색을 살려 가공한 검은 목재로 만들어져 있습니다.
 
방을 살펴본다면 [발코니], [침대], [티 테이블]을 살피는 게 좋겠군요.
 
강현:(발코니부터 나가봅니다.)
 
강현의 키의 두배는 되는 높이의 커다란 창문 너머의 발코니입니다.
 
달빛이 쏟아져 들어와 제법 운치가 있군요.
 
이따 강현이 잘때는 커튼을 치는 게 좋겠지만요.
 
그렇게 생각하고 다가갔을 때입니니다.
 
이 발코니 옆 방의 발코니도 보이는 군요
 
철재 (GM):<관찰>판정이 가능합니다.
 
강현: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8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발코니는 티타임을 해도 좋을만큼 제법 넓고 운치있습니다.
 
밖에는 바로 이 저택의 자랑이라는 푸른장미 정원이 보이는 군요.
 
또한 이 저택에서 발코니가 있는 곳은 아무래도
 
강현에게 주어진 방과 바로 옆 방 뿐이란 것을 알아차립니다.
 
거리를 보아 잘만 하면 건너갈 수도 있을 법한 거리고요.
 
5_끊기
 
넓고 푹신한 침대는 섬세한 레이스로 짜여진
 
캐노피까지 드리워져 있습니다.
 
눕는 것만으로도 절로 기분이 좋아질 것 같은 예쁜 침대입니다.
 
강현:... 내 침대 아니니까. (눈을 가늘게 뜨며 침대를 쳐다보다가 이내 팡! 하고 몸을 던집니다.) 어우, 좋다. 손님 방이 뭐 이렇게 예뻐? (드러누워서 한참 생각하곤...) 아, 역시 사람한테 어울리는 방을 준 거구만? 결혼하자고 하면 어쩌냐, 진짜.
 
침대의 천장에는
 
당나귀 가죽을 쓴 이가 금은보화와 함께
 
어두운 곳에 숨는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5_끊기
 
아직도 더운 김이 뿜어져 나오는 티팟이 올려져 있는 티테이블입니다.
 
강현의 취향대로 넣으란 뜻인지 곁엔 찻잎이 든 통이 놓여져 있군요.
 
달콤하게 마실 수 있도록 꿀 까지 준비되어있네요.
 
철재 (GM):<지능> 판정
 
강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방을 구성하는 것 하나하나가
 
손님 방이라기엔 너무나도 좋은 방이라고 느껴집니다.
 
적어도 '안주인'에게나 주어질 법한 방이네요.
 
톡토독, 데구르.
 
톡토독, 데구르르.
 
작고 딱딱한 물체가 구르는 소리가 들립니다.
 
철재 (GM):<듣기> 판정
 
강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71
판정결과: 실패
 
발코니에서 들리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강현:(티 테이블에서 나와 발코니 문을 열고 고개를 쏙 내밉니다. 누가 밤에 이런 소리를 내는 거야? 하는 괘씸한 마음으로...)
 
호기심을 참지 못하고 강현은 발코니에 나가봅니다.
 
철재 (GM):<관찰> 판정
 
강현: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51
판정결과: 보통 성공
 
손톱만한 크기의 작은 돌입니다.
 
화초 위에나 둘법한 크기군요.
 
그런데 이게 왜 여기에 있죠?
 
한 번 더 아까의 톡토독, 데구르르거리는 소리가 들립니다.
 
강현:어떤 정신 나간 놈이 이런 장난을 쳐. (돌을 집어들고 살펴봅니다. 그 다음 소리는 어디서 난 거지?)
 
소리가 나는 방향을 살펴보면,
 
바닥에 작은 돌이 구르며 나는 소리였었군요.
 
그리고 이 돌이 날아온 방향은...
 
옆의 발코니입니다.
 
강현이 옆 방의 발코니를 보면
 
여전히 가면을 쓴 채의 박성운이 현을 응시하고 있습니다.
 
박성운:...방은 마음에 드나요, 영식?
 
강현:... 혹시 들으셨어요? (덜그럭거리며 돌과 성운을 번갈아 보다가 억지로 웃기 시작합니다...) 아, 그렇죠. 방. 너무 좋던데요, 맨날 여기서 자고 싶어졌다니까요, 진짜. 하하. 하...
 
박성운:뭐.. 일단은, 저도 귀가 있으니까요. 기분 나쁘셨다면 죄송합니다. 무턱대고 찾아가기엔 놀래실까 봐요. 이 거리가 좋을 것 같아서.. 정말요? 듣던 중 반가운 소리네요. 영식 때문에 이 자리를 마련한 거라서요.
 
강현:그쵸. 귀가 있으니까, 네. (... 차마 내뱉지 못한 욕설을 입 안에서만 굴려요... 그러다가 뒷말을 듣고 전혀 예상하지 못한 얼굴로 되묻습니다.) ... 저 때문에요? 왜요?!
 
박성운:그야.... (쉽게 대답을 못하다 멋쩍게 웃습니다.) 밤이 늦었네요, 영식. 어서 주무세요. 아. 그 전에, 이것만 대답해주세요. ...아침 식사 전에 다시 찾아뵈어도 되겠습니까?
 
강현:그야 전 괜찮죠. 아니, 그거야 괜찮은데. (진짜 나랑 결혼하려고 부른 건가? 아닌데, 나 얼굴 가리는 사람한테 편견 있는데. 괜히 심각한 표정으로 성운을 쳐다보다가 겨우 고개를 끄덕여줍니다.) 그럼... 내일 봐요?
 
박성운:네, 좋은 꿈 꾸세요. 영식.
 
공작은 당신이 들어갈 때까지 발코니를 지키고 있습니다.
 
5_끊기
 
다음날 아침입니다.
 
강현의 성향에 따라 상쾌한 아침일 수도,
 
나른한 아침일 수도 있겠습니다.
 
노크하는 소리가 들립니다.
 
강현:아씨, 누구야... (이불을 머리까지 덮어쓰고 웅얼거리다 문득 어제의 대화가 떠올라요.) ... 아, 아씨. 맞다. 아침 전에. (황급히 거울을 보며 머리를 누른 다음에 문을 엽니다.)
 
박성운:좋은 아침입니다, 영식. 어제의 대화를 잊은 건 아니죠? 아침 식사 전에 제게 잠시 시간을 내주셨음 해서 찾아왔습니다.
 
강현:잊지는 않았는데 제가 아침잠이 많아서. 그, 잠시만요. (잠옷을 내려다보고는...) 옷만 갈아입고 와도 되나요...?
 
강현의 차림에 시선이 머물더니
 
강현의 어깨에 제 겉옷을 덮어줍니다.
 
박성운:이러면 괜찮지 않겠습니까? 오직 저만이 아는 공간을 빨리 알려드리고 싶어서요. 제 무례를 용서하세요.
 
강현:(눈을 도로록 굴려 겉옷을 바라봅니다. 어... 이러면 괜찮을지도. 아니 근데, 정말 나 좋아하나?) 그럼 그대로 가도 괜찮겠네요. 그런데 어딜 데려가시려고요? (갈 땐 가더라도 말은 계속 이어집니다...)
 
박성운:미리 알려주면 재미없으니 비밀로 할게요. 이제 가 볼까요? (에스코트하듯 현에게 손을 내밉니다. )
 
박성운을 따라 저택의 복도를 지나면
 
저택 내부임에도 햇빛이 쏟아지는 실내 정원에 당도합니다.
 
본래 건물의 지붕이 있어야할 곳에
 
유리를 덧씌워 정원을 만든 것 같아요.
 
살펴본다면 꽃들은 하나같이
 
계절감을 타지 않은 채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박성운은 정원의 꽃을 한아름 꺾더니
 
강현의 품에 안겨주며 말합니다.
 
박성운:갑작스럽겠지만, 말하지 않고는 견딜 수 없어졌어요 영식. 나와 결혼해주시겠어요? 어제 당신이 말했던 것처럼, 그 방에서 매일 자도 좋아요.
어제 선뜻 말하지 못했던 건,... 내가 제일 좋아하는 공간에서 청혼을 하고싶어서 그랬습니다. 표정을 보아하니.. 영식도 대충 예상은 하신 것 같아서, (현에게 무릎을 꿇더니 현의 손 끝을 살포시 잡아 입을 맞추듯 가면이 한번 붙었다, 떨어집니다.)
 
강현:... ... 예? 저요? 저희 누나가 아니고요? 저요, 정말로?! (잠시 아무 말이 없다 갑작스레 눈이 커지며,) 이렇게 갑자기 청혼을요?! 아니, 예상이라기보단 그건 그냥... (허둥지둥하며 머리를 굴립니다.) 부모님! 부모님한테 여쭤보고 올게요!
 
박성운:아.. 오해를 하셨나보네요. 전 영식에게 첫눈에 반해서요. 그럼요, 영식. 혼자 결정할 문제가 아니란거 너무나도 잘 압니다. 시간을 드릴테니 고민해주세요. 곧 정식으로 청혼서를 보내겠습니다.
 
강현:아... (이걸 웃어야 하나 말아야 하나...) 그럼 그걸 받고 나서 결정할게요. 결혼이라니 사실 너무 갑작스럽잖아요, 전 딱히 아직까지 결혼 생각도 없었고. (얼굴 가린 남자랑은 결혼할 생각이 없단 말이야.) 그래요, 그럼. ... 네.
 
5_끊기
 
그리고 지금, 현재입니다.
 
그가 뭐라고 하던가요.
 
청혼서.. 그쵸, 청혼서를 보낸다고 했죠?
 
정말이지.. 예상하지도 못한 청혼입니다.
 
공작이 나한테 청혼을 하다니요!
 
그런 생각에 잠기기 무섭게 현의 아버지가 당신을 부릅니다.
 
강현의 부:아들, 네 앞으로 청혼서가 왔더구나.
 
강현이 상대를 묻지 않아도 강현의 아버지는 이어 말합니다.
 
강현의 부:공작님은 이 나라에서 알아주는 부호에 귀한 신분인 이다.
네가 결혼한다면 크나큰 가문의 영광이 될 것이야.
네 생각은 어떠니?
 
강현:하지만 아버지, (기다렸다는 듯 우다다닥 말을 쏟아냅니다.) 공작님 얼굴이 만약에 화상 자국이나, 뭐, 코가 삐뚤어졌다거나. 뭐 그러면 어떡해요? 사람이 가리고 다니는 데는 이유가 있지 않겠어요?!
그리고, 그 뭐야. 만약에 어? 그런 공작님한테 제가 장가를 든다고 칩시다. 그러면 행복한 건 나 빼고 우리 가족들뿐이잖아요!
 
강현의 부:네가 얼굴을 또 따지는 줄은 몰랐구나... 얼굴이 그렇다 하더라도 이제 네 부군이 될 사람이고, 다 사랑으로 극복하는거지. 공작님이 가면을 쓰고 다녀도 속은 다정하시고 존경할 분이란다. 지내다보면 너도 알게 될거야.
 
강현:아니! 아버지! 제 얼굴을 봐요, 이 얼굴이면 그 공작님이 아니더라도 청혼할 사람이 널렸을 걸요?!
 
강현의 부:너도 금방 행복해질테니 걱정말거라. 생떼를 부릴 나이는 지난 줄로만 알았는데.. (떼잉..) 답은 보냈으니 결혼하는 걸로 알아라. 그 얼굴에 가문 이름 걸고 사고 치고 다닐 바에는 공작님께 장가보내는게 천배만배 낫다!
 
강현:악! 다 저질렀으면서 나한테 통보만 하는 거였어, 기어이 아들을 그 가면 쓴 이상한 공작한테 팔아 넘기시겠다, 이 말이죠?! (씩씩대며 자리를 박차고 일어섭니다.) 두고 봐, 내가 그 집에서 받아온 거 우리 가문에다 하나라도 주나 봐라!
 
강현의 부:저놈 저! 성격 누구 닮아서!
 
강현:아버지 닮았죠!!
 
5_끊기
 
그렇습니다..
 
당신의 의사와는 다르게
 
결혼 준비는 진행되었고
 
오늘은 당신의 결혼식 입니다.
 
결혼식 장소는 박성운의 저택 홀. 결혼식을 위해 1층만 개방했다던가요.
 
강현의 자의든 타의든
 
강현은 오늘 가장 아름답고 빛나도록
 
치장되었습니다.
 
하인:어머, 도련님! 오늘 너무 아름다우세요!
 
치장을 돕는 하인이 감탄하며 말합니다.
 
그도 그렇겠죠.
 
이 예복도, 강현의 치장을 돕는 이도
 
모두 나라에서 내로라 하는 이들에게서 나온 것입니다.
 
그들의 손길을 받았으니 강현도 아름다울 수밖에요.
 
하인:그럼 식 전에 좀 쉬세요!
 
식 전까지 대기실 내에서 가족들을 살펴보거나, 하객들을 살펴볼 수 있습니다.
 
강현:(아버지를 포함한 가족들을 찌릿 노려봅니다.) 할 말 없으세요?
 
가족들에게 가보면 그들은 무언가 이야기중입니다.
 
당신이 온 줄도 모르는 것 같아요.
 
철재 (GM):<듣기> 판정
 
강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강현의 결혼식이라고 찾아온 친척과 강현의 아버지가 대화를 나누는듯합니다.
 
강현의 친척:그래서 그 유명한 공작께서 얼마를 주셨습니까? 친척끼리니 슬쩍 말해줄 수 있지 않나요~!
 
강현의 부:이러지 말게. 좋은 날 이러는 건 도가 아니지 않는가.
 
강현의 친척:살짝만이라니까요.
그 공작의 배우자가 되면 얼마나 대단하길래 괴물이란 소문이 있는...
 
강현의 부:말 조심하게나!
 
그렇게 말하며 강현의 아버지는 친척을 데리고 어디론가로 사라집니다.
 
강현:날 팔아 먹었어, 확실해! (이를 박박 갈다가 이내 자신의 상황에 집중합니다. 아니지, 어디 봐. 내가 여기서 좀만 버티다가 공작이 죽기라도 하면 그 돈은 다 내 거잖아! 그때만 돼 봐라, 50년이 걸리는 한이 있어도... 결심하며 하객들에게 시선을 돌립니다.)
 
많은 수의 하객들이 보입니다.
 
그런데 친척들이라기엔 그 수가 많고...
 
철재 (GM):<관찰>판정합니다.
 
강현: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0
판정결과: 보통 성공
 
세상에 저 사람은 국왕?
 
지금 보니 국왕만이 아닙니다.
 
고위 대신에서부터 국교의 주교까지
 
결혼식이라기엔 너무나도 거물인 이들이 섞여있습니다.
 
그들이 하는 대화를 들을 수도 있습니다.
 
철재 (GM):<듣기> 판정합니다.
 
강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73
판정결과: 실패
 
"이번에는..." "오랫동안 선택.." 등의 말소리를 듣습니다.
 
곧 식의 시작을 알리는 소리와 함께 강현의 차례가 돌아옵니다.
 
자, 강현 식을 진행하도록 해요.
 
강현이 식장에 들어서면
 
눈부시게 흰 꽃잎이 날리는 가운데
 
그 길 끝에 박성운이 서있습니다.
 
여전히, 가면을 쓴 채이지만요.
 
모두가 축복하는 결혼식입니다.
 
가면을 쓴 채이지만 박성운도 기뻐보입니다.
 
강현, 강현은 어떤가요? 지금 이 순간이 기쁜가요?
 
강현:(결혼식인데도 가면을 안 벗어! 진짜 얼굴만한 흉터가 있는 거 아냐? 이러려고 이렇게 잘생기게 태어난 게 아닌데. 티 안 나게 한숨을 폭 쉬고는 표정을 고칩니다. 그래도 뭐... 내 결혼식인데... 가야지...)
 
주교:그리하여 두 사람은 신 앞에 서로를 사랑하는 배우자로 맞이할 것을 맹세합니까.
 
어느새 맹세의 시간입니다.
 
강현의 부:..나 박성운은 강현을 사랑하는 배우자로 맞이하며,
 
박성운:나 박성운은 강현을 사랑하는 배우자로 맞이하며,
내가 사랑하는 강 현이 강 현 자신의 일을 자신이 선택할 수 있기를 원합니다.
 
음...?
 
보통의 맹세의 말과는 조금 다른듯한 맹세입니다.
 
어쨌거나... 강현도 맹세를 하도록 할까요?
 
강현:나 강현도 박성운을 사랑하는 배우자로 맞이하겠습니다, (성운의 눈치를 보며 앞 부분의 문장을 그대로 따라 읽어요. 뒤에 거도 따라해야 되진 않겠죠? 결혼은 처음이라...)
 
각자 맹세를 하면 박성운이 강현의 손사락에 맹세의 반지를 끼워줍니다.
 
컷팅된 보석 위로 빛이 흩어지는 것이 이 결혼식을 축복하는 것 같습니다.
 
이제 강현도 박성운에게 반지를 껴줄 차례입니다.
 
강현이 박성운에게 반지를 껴 주면.
 
박성운은 가면을 조금 들어 강현의 손에 입을 맞춥니다.
 
주교:이제 두 사람은 부부가 되었음을 선언합니다.
 
주교의 선언과 함께 강현의 부케가 던져지고
 
어느 결혼을 앞둔 젊은이에게 부케가 안깁니다.
 
모두의 축하와 환호 속의 결혼식입니다.
 
이후 피로연 역시도 화려하기 그지 없었었죠.
 
그때의 박성운의 에스코트도 군더더기 하나 없었었습니다.
 
정말로 모두의 부러움을 한눈에 받은 완벽한 결혼식이었습니다.
 
5_끊기
 
피로연을 얼마나 즐겼을까요.
 
슬슬 피로감을 느꼈을 무렵, 박성운이 다가옵니다.
 
박성운:이제 쉬셔야죠. 갑시다, 현. (제 팔을 내어주곤 현을 물끄럼히 응시합니다.)
 
강현:... 저희 같이 자요? (말을 마치기 무섭게 본인의 질문이 이상하다는 사실을 깨닫습니다.)
 
박성운:그럼요, 오늘은 부부가 된 첫 날이니까요. ...혹시 싫으십니까?
 
강현:그건 아닌데요... (미심쩍은 눈으로 성운을 쳐다봅니다.) ... 잘 때도 가면 쓰고 자요?
 
박성운:....네. 우선은, 갈까요 현?
 
아직 피로연을 즐기는 이들을 뒤로하고 강현은 박성운과 함께 빠져나옵니다.
 
사용인들의 시중으로 몸을 짓누르는 치장을 내려놓고
 
기분 좋은 온도의 물에 목욕을 하고나면
 
불현듯 다가오는 사실이 있습니다.
 
오늘은 그래요 박성운과 강현의 초야입니다.
 
강현이 어떤 마음가짐이든 능숙한 손길의 사용인들은
 
강현에게 향유를 발라주고 침구를 북돋아준 뒤에
 
우루르 빠져나갑니다.
 
긴장의 시간이 지나면 박성운이 침실의 문을 열고 들어옵니다.
 
강현처럼 얇은 잠옷 차림에 여전히 가면을 쓴 박성운이요.
 
박성운:(현의 옆에 앉더니 당신의 머리를 조심스럽게 쓸어 넘겨주며) ...현, 저를 받아들여주시겠어요?
 
강현:(마른침을 삼키며 눈을 끔뻑였다가,) ... 그 전에, 진짜 가면은 안 벗을 거예요? 이제 어쨌거나 전 당신 남편이고. (고개를 살짝 빼며 물어요.) ... 진짜?
 
박성운:그럼..제가 가면을 벗는 대신 눈을 가려줄 수 있나요? 제 얼굴을 보여주긴 곤란해요, 현. (네 손위에 자신의 손을 얹더니 천천히 깍지를 낍니다.)
 
강현:그럼 그렇게 하세요. (눈을 가려도 손으로 만져보면 아니까. 의외로 흔쾌히 대답한 다음 주변을 두리번거립니다.) ... 좀 이상하게 들리긴 하는데, 눈 가릴 만한 거 있어요?
 
박성운:네, 제가 찾아볼게요. (박성운이 손을 뻗어 강현의 눈에 부드러운 비단을 덧댑니다. 그 끝을 매듭짓고는 현을 끌어안습니다. 그렇게 느껴지는 성운의 품은.. 인간과 크게 다를 바 없게 느껴집니다.)
 
강현:(생각보다는 별 거 없는 것도 같고... 손가락을 꼼지락거리며 성운의 얼굴을 찾습니다. 입술에 손가락이 닿으면 턱을 당기고는 잠시 망설여요. 여기서 키스를 하면 되나? 뭐 대충 그런 걸 해야겠지, 하며 고개를 슬쩍 비틀어봅니다.)
 
그렇게 강현의 시야가 차단되고 나면
 
어두운 가운데. 달각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곧 다가온 박성운의 숨이,
 
입술이,
 
방금의 소리가 가면을 벗으며 난 소리임을 깨닫습니다.
 
그런데 이상합니다.
 
얼핏 그는 사실 괴물이다,
 
흉측한 얼굴이라는 말과 달리
 
무심코 손을 뻗어 만져본 박성운의 얼굴은...
 
인간의 그것과 다를 바 없습니다.
 
이런 박성운이 정말 사람들이 쉬쉬하는 괴물일까요?
 
5_끊기
 
피로연도 끝나고,
 
본격적으로 강현과 박성운의 신혼이 시작된 지
 
어느덧 몇달이 지났습니다.
 
그동안 박성운은 매일 강현을 찾았고
 
매일 같이 밤을 보냈습니다.
 
물론 반드시 강현의 눈을 가린 채 말이죠.
 
밤의 박성운은 더할나위 없이 다정하고 부드러웠지만...
 
강현의 심기는 불편합니다.
 
그야 당연하지요.
 
같이 밤을 보낸지가 며칠째인데
 
여전히 가면을 고집하는 저 모습이라니요.
 
자신은 어떤 표정을 짓든 얼굴에 드러나는 데 말이죠.
 
박성운:절대로 제 가면 안을 궁금해하지 말아주세요.
 
몇번이고 강조받은 사실이지만,
 
역시 불만이 있을 수 밖에 없습니다.
 
왜 안의 얼굴을 숨기는 걸까요.
 
매일 밤을 같이 보내면서 만져 봤을 때는..
 
그 감촉을 떠올리고 있을 때입니다.
 
박성운:강 현,
 
강현:... 왜요? (뚱한 얼굴로 성운을 힐끔 쳐다봅니다.) 뭔 말을 더 하시려고요?
 
강현이 대꾸를 하면
 
박성운이 식기를 내려 놓고 강현을 바라봅니다.
 
강현의 앞에도 있는 그 같은 모양의 식기에 새겨진
 
이 저택 식기 특유의 문장이 강현의 눈에 들어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일을 자신이 선택하길 원한다.]
 
언제봐도 묘한 문장이죠.
 
왜 하필 이런 문구를 식기에 새겨둔 걸까요.
 
이상히 여기는 강현의 생각은 아는지 모르는지
 
박성운은 마저 말을 잇습니다.
 
박성운:전하께서 부르셔서 제가 앞으로 사흘간 궁정에 출입해야합니다. 그러니.. 이 열쇠를 드릴게요.
 
그러면서 열쇠 꾸러미를 건넵니다.
 
박성운:저택의 어디든 갈 수 있는 열쇠입니다. 이 저택은 현, 당신의 것이기도 하니까요. 제가 없는 동안 이 곳에서 무엇이든 해도 좋습니다.
다만 한 가지. [지하실]과 [제 방]만은 들어가지 말아 주세요.
 
강현:들어가게 되면요? 전 하지 말라면 더 하고 싶던데. (턱을 괸 채 성운에게 바로 되물어요.)
 
박성운:안돼요. 부부 사이에도 비밀은 있어야 재밌으니까... 제 개인 공간은 부디 지켜주세요.
 
강현:그래요! 그럼, 뭐. 나머지 방만 다 둘러봐도 사흘은 훌쩍 지날 거 같으니까. (입매를 비죽 올려 웃고는 입에 식사를 구겨넣습니다.) 전하는 공작님을 왜 부르신대요?
 
박성운:본래도 국정을 논하곤 했으니.. 이번에도 그 관련 일이 아닐까 싶네요. 매일 저녁은 돌아올거니 너무 보고싶어 말아요. (턱을 괴고 고개를 살짝 기울입니다. 얼핏 웃는 것 같기도 하네요..)
 
강현:그쵸, 있다가 없으면 보고 싶을 거 같긴 해. 다녀와요. 전 혼자서도 잘 노는 성격이니까 걱정일랑 마시고요. (능청스레 눈썹을 까딱인 다음 어깨를 으쓱여 보입니다.)
 
그렇게 강현은 박성운을 떠나보냅니다.
 
이제 이 넓은 저택에 강현 혼자만이 남았군요.
 
이 저택은 크게 1층과 2층, 지하 총 세 층으로 나뉘어 있습니다.
 
분명 박성운은 박성운의 방과 지하실을 제외한
 
어느 곳이든 강현이 자유롭게 가도 좋다고 했죠.
 
강현이 열쇠 꾸러미를 살피면 모두 음각으로 정교히 세공 된 열쇠들입니다.
 
유독 낡은 열쇠가 하나 눈에 띄는군요.
 
강현:(1층부터 돌아다녀 봅니다, 어우 넓어...)
 
[현관]과, 현관과 이어지는 [홀], 결혼식을 올렸던 [연회장], [식당], [창고]가 존재합니다.
 
현관 밖으로 나가면 [정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강현:(정원부터 가봅니다. 정원이 나름 예뻤는데.)
 
현관과 이어진 넓은 정원입니다.
 
가운데에는 분수대와 나무로 가꾸어진 정원이 놓여있습니다.
 
정원에서는 한창 정원을 가꾸는 중인 정원사를 만날 수 있습니다.
 
정원사:아휴..! 여기까지 어쩐 일이십니까. 도와드릴게 있나요?
 
강현:심심해서요. 이건 뭔 꽃이에요? 저건? (주변을 두리번거리며 말을 붙입니다.) 이 넓은 걸 혼자서 다 가꿔요? 난 꽃 하나도 못 키워서 다 죽이고 그랬는데.
 
정원사:이건 수국입니다, 주인님께서 이번엔 수국을 심어달라 하셨거든요. 그것이 제 일인걸요, 뭘! 그게 또, 노력과 인내 아니겠습니까! 제게 남은 씨앗이 있는데 하나 키워보시겠어요?
 
강현:그럴까? 그건 뭔 씨앗인데요? (갑작스레 관심을 보입니다.) 근데 그러려면 화분도 하나 가져가야 되는데. 방까지 갖다주세요.
 
정원사:잘 모르겠는데.. 그냥 굴러다니던거..?요. 제가 집에 가서 키워볼까, 했는데 안주인님 드리는겁니다! 아, 그건 제가 집사님께 말해둘테니 편하게 둘러보셔요!
 
강현:물만 제때 주면 되는 거죠? (취미 삼아 키우면 재밌겠다. 만족스럽게 웃으면서 주변을 마저 둘러봐요.)
 
5_끊기
 
강현:(그 다음으로는 창고로 향합니다.)
 
저택의 잡동사니를 넣어두는 창고입니다.
 
들어가면 깨끗이 정리가 되어있습니다.
 
철재 (GM):<관찰> 판정
 
강현: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87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3
판정결과: 보통 성공
 
넓은 창고는 구획별로 다양한 물건이 적치되어 있습니다.
 
다양한 공구와, 예비 침구, 예비 유니폼,
 
그리고 박성운옷도 강현의 옷도 아닌 주인 모를 옷.
 
옷의 모양새를 보아하니 유행이 한참 지나있습니다.
 
그리고 취향으로 보아 한 사람의 것은 또 아닌듯합니다.
 
강현:(옷을 집어들고 자신한테 대봅니다. 비싼 옷인가요?)
 
값비싸 보이는 것 같네요!
 
강현:나중에 공작님이 돌아오면 물어봐야지. 가족들 옷인가? (흠, 하며 옷을 도로 내려놓습니다. 또 둘러볼 것이 있나요?)
(공구함을 열어봅니다!)
 
공구함을 열어본다면 톱이나 망치등의 도구를 발견합니다.
 
강현:(더 볼 게 없네... 홀로 도로 나갑니다.)
 
5_끊기
 
결혼식 당시 수 많은 하객이 자리했던 넓은 홀입니다.
 
그 날의 기억이 생생하군요.
 
박성운이 돌아왔을 때 춤을 추자고 신청해도 좋겠죠.
 
그 외에 별다른 것은 없습니다.
 
강현:(이제 공작님이 돌아올 시간이 다 되어 가는 것도 같고. 현관에 나가서 확인해볼까요?)
 
5_끊기
 
저택 건물의 출입구로 정원과 연결 된 문입니다.
 
굳이 현관에 머무를 일이 없어서인지
 
자세히 보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로군요.
 
살펴본다면 부조의 형태로 섬세하게
 
그림이 그려져 있습니다.
 
강현은 이 그림이 어떠한 이야기를 표현하고
 
있다는 것을 깨닫습니다.
 
철재 (GM):그 이야기를 떠올려본다면 <지능>판정합니다.
 
강현:
지능
기준치: 65/32/13
굴림: 62
판정결과: 보통 성공
 
이 나라 사람이라면 모두가 아는 이야죠.
 
초대 왕이 나라를 세우려 했을 때 겪었다는
 
일곱가지 고난중 여섯번째 고난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특히 초대 왕이 사특한 괴물에 맞서
 
성에서 대치한 이야기는
 
밤마다 아이들이 성화를 하며 흥미진진하게 듣던 이야기죠.
 
이 문에는 그 괴물과 괴물에 맞서는
 
성 벽 위의 사람들이 빼곡히 그려져 있습니다.
 
특히 왕의 주변을 단단히 지키고
 
서 있는 기사들이 눈에 띄네요.
 
지금 이 기사들은 대대로 왕의 곁에 머무르며 충성을 다하고 있다고 하죠.
 
단 하나... 이름이 전해지지 않는 기사만 제외하고요.
 
어느덧 박성운이 돌아올 시간입니다.
 
강현이 조사를 마치고
 
복도를 나오거나 하면
 
누군가와 강하게 부딪히고야 맙니다.
 
철재 (GM):<건강> 판정
 
강현:
건강
기준치: 70/35/14
굴림: 57
판정결과: 보통 성공
 
누구인지 보면 약간의 무장을 한 낯선 이입니다.
 
낯선이는 황급히 사과하며 강현을 일으켜줍니다.
 
낯선 이:죄송합니다.. 집사장님께서 공작님이 돌아오셨다는 것을 전해달라 하셔서 강현님을 찾는 중에 그만... 괜찮으십니까.
 
옅은 갈색 머리를 한 친근한 인상의 기사입니다.
 
박성운의 기사라면 한 번쯤 봤을 텐데 낯설군요.
 
강현:아야, (욕을 하려다 말고 안주인의 품위를 지키려 애씁니다.) 네, 뭐... 괜찮네요. 공작님이 돌아왔다고요? 어디?
 
낯선 기사:어? 저기.. 저기 오시지 않습니까. 그럼 소식을 전했으니 저는 공작님 곁으로 돌아가도록 하죠.
 
기사는 그렇게 말하고 사라집니다.
 
저 멀리서 박성운이 현을 봤는지 손을 흔들어줍니다.
 
박성운:오늘은 무슨 일이 있었어요, 현? 나 없는 동안 사고 치고 다닌 거 아니죠?
 
강현:사고라니... (하! 코웃음을 치면서 성운에게 잰걸음으로 다가갑니다.) 정원사한테 화분 하나를 받기로 했어요. 이번엔 꼭 꽃도 피우고 씨앗도 얻어낼 거니까 기대하시든가요.
 
박성운:정말요? 당신이 그런 곳에 재능이 있을거라곤 생각도 못했는데.. 꽃을 피우게 되면 제일 먼저 나한테 보여줘요. (자연스럽게 현의 등에 손을 얹고) 침실로 갈까요? 궁에 오래 있었더니 피곤하네요.
 
강현:궁에선 뭘 하고 온 거예요? 전 그런 데 가볼 일이 없으니까. (지지 않고 성운의 허리에 팔을 텁 감습니다.) 무술 훈련이라도 하고 오는 건가?
 
박성운:국정에 관한 것이라 내 남편이어도 알려 줄 수가 없는데, (장난스럽게 웃으며 네 머리에 부비작대더니) 안부인사도 하고, 논의할 것이 좀 있었어요. 다음에는 같이 갑시다. 약속해요.
 
강현:왕궁에서 나오는 디저트는 여기서 먹는 것보다도 맛있겠죠? 꼭 데려가는 거예요. (아침 내내 뚱했던 태도는 온데간데없고 실실 웃으며 성운과 농담을 주고받습니다.)
 
그렇게 이야기를 하다보면 어느덧 잠이 들 시간입니다.
 
박성운:현, 이제 밤이니 열쇠를 내게 주세요. 아침이면 다시 돌려드리겠습니다.
 
강현:(별 다른 경계 없이 주머니를 뒤져 열쇠를 내밉니다.) 여기요.
 
강현이 열쇠를 돌려주고 나면,
 
박성운이 다시금 강현의 눈을 가립니다.
 
이제는 이렇게 눈을 가리는 것도 익숙하네요.
 
강현의 눈이 가려짐과 동시에
 
강현의 입술에 박성운의 숨이 스칩니다.
 
아, 오늘도 같이 밤을 보냅니다
 
5_끊기
 
어떠한 밤을 보냈든 강현은 아침이 되어 눈을 뜹니다.
 
눈을 떠도 어둡습니다.
 
당연하겠죠.
 
이번에도 박성운의 요구에 의해
 
비단 끈으로 눈을 가리고 잤었으니까요.
 
이제는 좀 익숙해진 이 비단 끈을 풀어내면
 
박성운은 이미 아침 단장을 마치고
 
가면까지 쓴 채로 강현을 바라보고 있습니다.
 
박성운:좋은 아침입니다 현, 아침 식사를 하러 갈까요?
 
괴물이란 소문이 있는 박성운.
 
가면을 벗지 않는 박성운.
 
하지만 박성운은 그 외에는 부족함 하나 없는 배우자입니다.
 
식당으로 내려가면
 
놓여진 식기에는 여전히 익숙한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일을 자신이 선택하길 원한다.]
 
식사시간이 지나면 오늘도 박성운은
 
강현에게 열쇠를 맡기고 왕궁으로 향합니다.
 
강현이 조사를 하기 전 강현은
 
문득 뒤뜰에서 아이들이 떠드는 소리를 듣습니다.
 
사용인들의 아이이기라도 하나봅니다.
 
철재 (GM):듣는다면 <듣기> 판정합니다.
 
강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아이들이 무언가 놀이를 하고 있는 양입니다. 대사를 보니...
 
초대 왕의 영웅담 놀이를 하고 있었군요.
 
아이 1:사악한 마법사들아 물러나라!
 
아이2:우리를 핍박하다니 우리의 신이 저주할 것이다!
 
아이 3:정말로 사악한 마법사다! 일동 돌격!
 
아이 2:두, 두고보자!
 
꽤 실감나게 노는군요.
 
전쟁놀이를 하거나 했던 강현이라면 어렸을 때의 강현을 떠올렸을 수도 있겠습니다.
 
다시 저택 조사가 가능합니다.
 
2층으로 향하는 [계단], [강현의 방], [박성운의 방], [서재], [실내 정원]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강현:(2층으로 향하며 계단을 오릅니다. 무언가 살펴볼 것이 있나요?)
 
5_끊기
 
2층으로 이어지는 계단입니다.
 
2층에 갈 때 가장 먼저 지나쳐야 하는 곳으로,
 
중앙 계단과 중앙 계단 중간에서
 
양쪽으로 계단이 나누어지는 Y자 형태로
 
계단이 조성되어 있습니다.
 
계단의 난간에는
 
왕의 두번째 고난인 군비를 모으던 일에 대한 내용이 새겨져 있군요.
 
중앙계단을 오르다 보면
 
보통 집 주인의 초상화가 걸려있어야 할 자리에
 
빈 액자만 덩그러니 놓여있습니다.
 
가까이 가서 살펴봐도 역시 빈 액자입니다.
 
강현:집사장님? (액자 앞에 서서 집사장을 부른 다음 액자를 가리킵니다.) 가면 쓴 모습이나마 초상화로 남겨뒀을 거라 생각했는데. 아니면 원래 있던 걸 치운 거예요?
 
집사장:네, 안주인님. (네가 가리킨 곳을 따라 시선을 옮기고) 본래는 주인님의 얼굴이 그려져 있었는데 아주 오래전부터 액자의 그림을 빼라고 명하셨다고 하더군요.
 
강현:그럼 집사장님은 그 얼굴을 봤어요? (놀란 듯 눈이 커지더니 금세 목소리를 죽이며 물어요.) 그거야 못 말한다 치더라도, 그럼 그림은 어디에 있는데요?
말재주
기준치: 60/30/12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집사장:아뇨, 제가 모실 땐 보지 못했습니다. 저희 가문은 몇 대 째 주인님을 모시고 있거든요. 저보다도 오랜 세월을 살아오신 분입니다. 그림 여부 또한 잘 모르겠군요.
 
강현:... 잠시만, 그러면 공작님 나이가... (의심스러운 눈으로 집사장과 빈 액자를 번갈아 봅니다.) 에이, 뭐 그런 농담을 하고 그래요. 그게 말이 되나! 아무리 많게 봐도 저랑 열 살 차이가 안 날 텐데도?
 
집사장:예, 아마 몇백살 쯤 되실겁니다. ...(은은한 미소로 현을 내려다보다) 혹 더 궁금하신게 없으면 가도 되겠습니까?
 
강현:? (못 믿겠다는 듯 헛웃음을 터트립니다.) 그래요... 그럼 뭐... (머쓱하게 눈썹을 만지다가 계단을 마저 올라요. 서재로 향합니다.)
 
5_끊기
 
암녹색에 금색이 도는 나무로 장식된 고풍스런 풍경의 서재입니다.
 
들어서니 오래된 책 냄새가 훅 끼치는 군요.
 
책들은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야 맨 윗 칸의 책에
 
손이 닿을 만큼 가득합니다
 
이만한 장서량이라니. 박성운의 가문이 여간 오래된 게 아닌가봅니다.
 
철재 (GM):<자료조사>와 <관찰> 판정이 각각 가능합니다.
 
강현: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90
판정결과: 실패
자료조사
기준치: 60/30/12
굴림: 83
판정결과: 실패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왕의 일곱가지 고난>이라는 책을 발견합니다.
 
이 왕국 국민이라면 모두가 침대 맡에서 들어
 
귀에 딱지가 내려 앉을 정도로 들었던 이야기입니다.
 
초대 왕이 이 왕국을 세울 때 겪었다던 고난의 이야기.
 
첫번째 고난: 기사를 모으던 일
 
두번째 고난: 군비를 모으던 일
 
세번째 고난: 포악한 영주들을 몰아낸 일
 
네번째 고난: 왕위를 인정 받던 일
 
다섯번째 고난: 전염병이 퍼진 일
 
여섯번째 고난: 성에서 괴물의 공격을 막은 일 들이 차례로 그림과 함께 씌여져 있습니다.
 
그런데 일곱번째 고난에 대한 이야기는 이 책에도 없군요.
 
철재 (GM):<관찰>
 
강현: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92
판정결과: 실패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73
판정결과: 보통 성공
 
찢긴 종이조각을 발견합니다.
 
종이의 질로 보아 어지간히 귀한데서 온 듯한 모양새입니다.
 
더 살펴보면 왕의 인장이 찍혀있습니다.
 
서재를 둘러보고 나면
 
문득 이 서재에도 천장의 바로 아래부분에 그림이 그려져 있는 것을 발견합니다
 
이건...
 
왕이 네번째 고난인 끝내 왕위를 인정받아가는 과정을 벽화로 그려낸 것이네요.
 
강현:(실내정원으로 향합니다!)
 
5_끊기
 
특이하게도 실내 한 켠을 차지한 정원입니다.
 
본래 건물의 지붕이 있어야할 곳에 유리를 덧 씌워 정원을 만든 곳입니다.
 
살펴본다면 꽃들은 하나 같이 계절감을 타지 않은 채
 
흐드러지게 피어 있습니다.
 
마침 강현이 좋아하는 꽃이 있다면 그 꽃이 한창이군요.
 
강현:(성운이 고백하던 때를 생각하며 쪼그려 앉아 꽃을 구경합니다. 많이는 아니어도 꽃들을 꺾어 이리저리 엮어봐요. 나중에 공작님한테 하나 갖다주지, 뭐.)
 
5_끊기
 
강현이 손님으로 방문했을 때 머물렀던 방 그대로를 받아 쓰고 있었습니다.
 
아직 안들어가본 방을 제외하면 가장 큰 방이기도 했죠.
 
방의 구조는 여전합니다.
 
살핀다면 [발코니], [침대], [티 테이블]을 볼 수 있습니다.
 
강현:(목이 마른데... 티 테이블에 마실 것이 있는지 살펴봐요.)
 
오늘도 마시기 좋은 온도의 찻물과 찻잎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유능한 사용인들 이네요.
 
강현:(차를 우리는 동안 침대에 드러눕습니다. 잠이 오는 건 아니지만 눕는 건 언제나 좋으니까!)
 
여전히 캐노피가 드리워진 침대입니다.
 
침대의 천장에는 첫날 보았던 당나귀 가죽을 뒤집어 쓴 이가
 
금은보화와 함께 어두운 곳으로 숨는 그림이 그려져 있군요.
 
침대에 이런 그림이라니 기묘합니다.
 
철재 (GM):<관찰> 판정
 
강현: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79
판정결과: 보통 성공
 
당나귀 가면을 쓴 이의 저편에 왕관을 쓴 이가 묘사 되어 있음을 볼 수 있습니다.
 
강현:저건... 왕인가? (그림을 더 자세히 살펴보면 알아낼 수 있는 게 있나요?)
 
모르겠습니다.. 아무래도 복잡한건 싫네요!
 
강현:(침대에서 벌떡 일어나 티 테이블로 향한 다음 차를 한 모금 마십니다. 목을 축였으니 발코니로 나가 바람이나 쐴까요.)
 
피면 옆은 박성운의 방에 딸린 발코니가,
 
앞에는 정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여기서 보니 정원수의 배치 또한
 
어떠한 그림을 나타내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이건 그러니까...
 
왕의 다섯번째 고난인 전염병을 치유해준 신비한 꽃 모양이로군요.
 
강현:신기하네. 옛날 이야기 되게 좋아하는구만. (심드렁하니 바깥을 살펴봅니다. 성운이 돌아올 때가 됐으니 나가볼게요.)
 
5_끊기
 
4곳의 조사를 마치고 나면 저녁 시간입니다.
 
박성운은 돌아와
 
강현과 같이 식사를 하고 오늘 무슨 일이 있었는지
 
물어 보는 등 일상의 대화를 나눕니다.
 
강현:아니, 오늘 계단에 있는 액자에 관해서 집사장님한테 물어봤거든요. 그랬더니 공작님이 몇백 살은 살았을 거라고 하는 거예요. (테이블에 팔꿈치를 얹고서 성운을 빤히 쳐다봅니다.)
 
박성운:아, 론이 그러던가요? 그럼 내가 몇 살로 보이는데요, 현? 론이 이렇게 마음 열고 이야기를 해 준 건 당신뿐인 것 같네요. 집사장이 당신을 마음에 들어했나봅니다. 하긴, 뭐. 당연하죠. 누구 남편인데.
 
강현:그럼 진짜 몇백 살이에요?! 공작님은 고작해야 나보다 열 살, 아니다... 넓게 봐주면 열다섯 살까지? (입을 비죽이더니 덧붙여요.) ... 그럼 얼굴을 안 보여주는 것도 몇백 살 산 영감님이어서?
 
박성운:내가 나이를 말해주지 않아서 섭섭했어요? 하하! 매일 밤 내 얼굴을 더듬고 만져보잖아요. 내가 몇 백 살 산 영감 같던 가요? 장난처럼 넘겨요. 사람이 어떻게 몇 백 살동안 살겠어요?
 
강현:그건 그렇죠. 날 뭘로 보고 그런 농담을 다 치나 몰라. 근데 집사장님이 자기는 몇 대를 걸쳐 공작님을 모셨다는 거 있죠. 아, 그럼 그건 그냥 선대 공작님한테 해당하는 얘긴가 봐. (수긍하며 화제를 돌립니다.) 그건 그렇고, 우리 초상화 맞출까요? 액자 자리가 너무 휑해서. 물론 공작님은 가면 쓴 채로 그려도 상관 없고요.
 
박성운:그렇죠, 론이 짓궂은 면이 있는 줄은 몰랐는데. 론에게 그러지 말아달라고 이야기 해둘까요? (네 뒷말에 귀 기울이듯 듣다가 고갤 끄덕입니다) 현, 당신이 원한다면 뭐든지 해야죠. 아, 그 자리가 신경 쓰였어요? 난 당신 초상화만 걸어도 좋을 것 같은데.. 그래도 같이 그려진 초상화가 더 의미있겠죠.
 
강현:(고개를 끄덕이며 슬쩍 미소합니다.) 아니, 이렇게 잘생긴 남편을 데려다놨으면 저택 전체에 제 초상화를 걸어도 모자랄 판에. 그래도 혼자 있는 그림은 심심하니까 공작님도 같이 그려요. 조만간 날을 잡죠? 몇 시간 내내 꼼짝않고 있는 거 힘들 테니까 마음의 준비는 해둬야 해요.
 
박성운:하하! 그쵸, 제가 나빴네요. 이렇게 잘생긴 남편을 두고 초상화를 비워두다니. 많이 해봤나봐요? 저는 초상화 그려본 게 오래 전 일이라.. 벌써 걱정이 앞서는데, 남편이 옆에 있으니 적적할 틈은 없겠네요. 그러죠, 저도 빠른 시일 내에 일정 잡아 볼게요 현.
 
강현:아, 그런데. 이제 집안 곳곳을 다 돌아다녀서 할 게 없어요. 뭐 지하실이랑 공작님 방이 남긴 했지만 그건 들어가지 말라고 신신당부를 했잖아요. (은근히 섭섭한 티를 내며 고개를 기울입니다.) 내일은 뭘 하면서 공작님을 기다려야 되는 거냐, 이 말이죠.
 
박성운:그런 말을 들으니 내일은 궁에 가기 싫어지는데요? 제가 남아서 같이 실내 정원에서 차라도 한 잔 하면 좋을텐데..그럼요, 너무나도 잘 지켜줘서 내일은 선물을 사오려고. 뭘 가지고 싶어요 현? 내일은 나 올 동안 조금만 참아줘요, 선물도 사오고.. 맛있는 것도 이렇게 먹고 하면 되는거죠. 그쵸?
 
강현:나한테 어울리는 근사한 반지? (손가락을 접었다 펴며 장난스럽게 웃고는,) 농담이고! 그냥 그 주변에 유명한 가게가 있다던데, 거기서 과자 좀 사다줘요. 너무 단 거 말고 적당히 공작님이 보기에 괜찮은 것들로. (에휴, 속으로 한숨을 내쉬며 자리에서 일어섭니다.) 이제 가서 같이 쉬어요.
 
박성운:근사한 반지 ? 그거랑 과자면 되는거죠? 알겠어요. 뭐.. 당신이 자주 먹는 그거면 되는거죠?
 
강현:반지까지 사달라는 얘긴 아닌데요?!
 
박성운:싫어요. 사올건데요?
 
강현:그래요 그럼! 사오세요! 허!
 
박성운:밤이니까 다시 열쇠를 주시겠어요? 내일 아침에 돌려드릴게요.
 
강현:밤마다 나 몰래 어디 가기라도 하는 건 아니죠? (의심에 찬 투로 말하면서도 순순히 열쇠를 내밉니다.)
 
박성운:당신 옆에서 자는데 섭섭한 소리를, 내가 어디라도 가는지 잘 감시해봐요.
 
다시 함께 잠이 듭니다. 물론 칠흙과 같은 어둠 속에서요.
 
5_끊기
 
오늘도 강현은 아침이 되어 눈을 뜹니다.
 
눈을 떠도 어둡습니다. 당연하겠죠.
 
어김없이 박성운의 요구에 의해 비단 끈으로 눈을 가리고 잤었으니까요.
 
박성운:오늘은 평소보다 빨리 일어났네요, 현.
시간이 있으니 차라도 한 잔 하고 내려갈까요?
 
강현:그럼 공작님이 한 잔 내려주실래요? (능숙하게 비단 끈을 풀면서 하품을 찍.. 합니다.) 잠을 덜 자서 그런가 몸이 찌뿌둥하네...
 
박성운:그럼요, 안아서 옮겨드릴까요? (현의 얼굴을 감싸고 문질러주더니) 가면이 없었다면 매일 아침 입을 맞춰줄 텐데, 아쉽네요.
 
강현:무거울 걸요? (말은 그렇게 하면서도 팔을 앞으로 쭉 뻗고 가만히 성운을 쳐다봐요.)
 
박성운:나를 너무 약하게 보는 거 아녜요? (현의 뒷머리를 정리해주곤 안아올려 티테이블까지 걸음을 옮깁니다.) 결혼 생활에 만족해요, 현? 당신 아버지 말로는.. 당신이 내 청혼장을 받고 하기 싫다며 생떼를 피웠다던데?
 
강현:... ... (할 말이 없어져 멀뚱히 성운에게 시선을 고정하고 있다가 고개를 내밀어 가면 위로 입을 맞춰줍니다. 다 지나간 일인데 뭐...) 아니, 그야 처음 본 데다 얼굴도 모르는 사람이 갑자기 청혼을 하면 누구나 그런 반응이죠. 살아보니 괜찮아서 아, 좋은 결혼이었구나 생각하는 거지만. ... 솔직히 생떼 피우긴 했어요.
 
박성운:하하, 애교 부리는 거죠? 그 당시에는 조금, 진짜 조금 상처였는데 이걸로 다 풀렸어요. 그쵸, 저도 사실.. 거절당할 것 같아서 조마조마했거든요. 당신이 자의든, 타의든... 내게 오면 행복하게 해주겠다고 생각했으니까.. 현, 나는 당신처럼 끌렸던 사람은 일생에 처음이에요. 지금처럼만, ..이렇게 행복하게 지내요. 알겠죠?
 
강현:지금처럼만, 좋죠. 사실 여기서 조금만 더 행복해도 괜찮을 거 같은데. (실실 웃으며 찻잔에 따라져 있는 차를 한 모금 머금습니다.) 계획은 다 있는데 그건 뭐, 왕궁 일이며 초상화 건이 대충 마무리되면 같이 얘기해요. 나도 비밀 하나 정도는 있어야 수지타산이 맞으니까.
 
박성운:어떤 식으로요? 내 사랑이 부족했다면 더 줄 수 있는데, 아예 재우지 말까요? (웃음을 터뜨리곤 현을 빤히 응시합니다.) 그렇게 합시다. 저희 신혼집도 현 당신이 꾸며나가는 거니까. 자요, 현. 오늘 열쇠. 사고치지말고, 내 말 명심하고. 알겠죠? (당신에게 열쇠를 건네줍니다.)
 
강현:그거랑 이어지는 얘기긴 하죠. 자세한 건 진짜 다음에 얘기해요. (자식 계획이라곤 말 못하지, 느긋하게 다리를 꼬고 열쇠를 받아 눈앞에서 짤랑짤랑 흔들어봅니다.) 그럼 공작님도 선물 잊지 말고, 여기서 종일 혼자 있는 거 심심해 죽겠으니까 얼른 오고.
 
5_끊기
 
이야기를 하다보니 벌써 식사 준비가 끝난 모양입니다.
 
식사하도록 해요.
 
박성운은 같이 가자는듯 손을 내밉니다.
 
식당으로 내려가면 놓여진 식기에는 여전히 익숙한 문구가 새겨져 있습니다
 
[누구나 자신의 일을 자신이 선택하길 원한다.]
 
박성운:왕성에 가는 것은 오늘이 마지막이네요, 현. 그럼 다녀올게요. 선물도 꼭 잊지않고.
 
박성운이 강현의 손에 입을 맞춥니다.
 
박성운:저녁에 봐요. 내 사랑.
 
강현:(성운이 떠나는 것을 보다가 방으로 쏙 돌아옵니다. 사람이 시키는 거만 하고 살 수는 없지. 방에 해봐야 뭐가 있다고 그렇게 꽁꽁 숨기나 몰라. 자기 방의 발코니에서 성운의 방으로 이어지는 발코니를 물끄러미 쳐다봐요. ... 넘어갈 수 있나?)
 
철재 (GM):<민첩>혹은 <도약> 판정
 
강현: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5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안전하게 착지했습니다.
 
민첩한 하루 되세요-!
 
박성운의 방은 강현의 방과 크게 다를 바 없는 구조입니다.
 
[발코니], [침대], [티 테이블]을 살필 수 있습니다.
 
강현:(착지한 발코니부터 살펴봅니다.)
 
살피면 옆은 강현의 방에 딸린 발코니가,
 
앞에는 정원이 펼쳐져 있습니다.
 
강현:(발코니 문을 열고 방으로 들어가 침대를 살펴봅니다. 슬며시 걸터앉아봐요.)
 
강현의 방에 놓인 것에 비하면 다소 허름한 침대입니다.
 
집 주인이면서 말이에요!
 
박성운의 침대에도 역시 천장화가 그려져 있음을 깨닫습니다.
 
강현의 침대와는 다른 천장화입니다.
 
이건... 왕의 세번째 고난인 폭정을 하던 영주를 몰아내던 일에 대한 천장화군요.
 
강현:(별 거 없네... 괜히 실망하며 티 테이블로 가봅니다.)
 
박성운도 차를 좋아하는 모양인지 티 테이블이 놓여있습니다.
 
강현의 방에 놓여 있는 것과 같은 종류의 찻잎입니다.
 
철재 (GM):<관찰> 판정
 
강현: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64
판정결과: 보통 성공
 
2개의 이상한 점을 발견합니다.
 
그러고보니 이 방에는 거울이 없군요.
 
강현의 방에는 있었는데 말이죠.
 
철재 (GM):<관찰> 판정
 
강현: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49
판정결과: 보통 성공
 
천이 뒤집어 씌워진 [거울]을 발견합니다.
 
강현:(천을 걷어내고 조심스럽게 거울을 살펴봅니다.)
 
천을 들춰보면... 깨져있습니다.
 
이정도 규모의 저택에서 고칠 돈이 없었던 것은 아닐테고
 
일부러 방치한 것일까요?
 
철재 (GM):강현 강제 <정신력> 판정합니다.
 
강현:
정신
기준치: 45/22/9
굴림: 17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순간 깨진 조각 사이로
 
강현의 얼굴이 아닌 다른 이의 얼굴이 비칩니다.
 
누구죠? san C (0/1)
 
강현:
SAN Roll
기준치: 55/27/11
굴림: 59
판정결과: 실패
 
철재 (GM):<관찰>과 <지능>판정
 
강현: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12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손으로 만져봤었을 때의 박성운의 얼굴 형태와 일치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5_끊기
 
작은 문으로 들어가면 켜켜이 쌓인 먼지가 강현을 맞이합니다.
 
재채기가 나오는 군요.
 
역시 어둡습니다.
 
더듬더듬 조심히 들어가보면 넓은 공간이 드러납니다.
 
그리고 그 넓은 공간에는, [방치 된 무구], [말려있는 종이들]을 비롯한 다양한 잡동사니가 널려있습니다.
 
강현:(불을 찾으려다 이내 포기하곤 손을 열심히 더듬어봅니다. 무구에서 느껴지는 차가운 감촉에 놀라지만 다시 몸을 숙여 자세히 만져봐요.)
 
방치되어 낡은 무구입니다.
 
무척 오래 된 와중에 한가지 눈에 띄는 게 있군요.
 
초대 왕의 기사를 상징하는 문양입니다.
 
이런 게 왜 여기에?
 
5_끊기
 
강현:(하나도 안 보여... 힘겹게 말려있는 종이를 펴서 빛에 비춰봅니다.)
 
둥그렇게 말린채로 삭아있는 종이입니다.
 
초상화입니다. 누군가의 초상화.
 
철재 (GM):<관찰>과 <지능> 판정
 
강현: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88
판정결과: 실패
 
체형 등이 박성운과 닮아있음을 깨닫습니다.
 
철재 (GM):민첩 판정
 
강현:
민첩
기준치: 80/40/16
굴림: 30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5_끊기
 
강현:(방금 본 초상화를 곰곰이 짚으며 손톱을 뜯습니다. 뭐지? 그건 분명히 한참 오래된 그림 같았는데... 공작이 몇백 년간 살았다던 집사장의 말도 그렇고, 여간 찜찜한 게 아닙니다. ... 역시 지하실까지 가보는 수밖엔 없겠어요.)
 
지하실로 이어지는 계단은 조금 내려가다보면
 
문이 못질까지 된 채로 막혀있습니다.
 
도구가 필요할 것 같습니다.
 
철재 (GM):근력 판정
 
강현:(일단 힘을 줘봅니다!)
근력
기준치: 70/35/14
굴림: 1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열고 나면 가장 낡은 열쇠로 문을 여는게 가능합니다.
 
철재 (GM):지하실에 진입한 강현은 <행운> 판정합니다.
 
강현:
기준치: 70/35/14
굴림: 35
판정결과: 어려운 성공
 
그리고 강현의 눈에 들어온 풍경은...
 
피비린내를 풍기는 몇구나 되는 시체입니다.
 
이런 게 왜 여기에? san C (1/1d4)
 
강현:
SAN Roll
기준치: 54/27/10
굴림: 6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 (비명을 지르려던 것을 겨우 참고 벽을 더듬으며 뒷걸음질을 칩니다. 심장이 쿵쿵거리며 뛰는 느낌에 숨을 몰아쉬어요. 눈을 돌려 시체들을 간신히 쳐다봅니다.)
관찰력
기준치: 80/40/16
굴림: 3
판정결과: 극단적 성공
 
시체가 방금 죽은 듯 썩지 않고 보존되어 있습니다.
 
5_끊기
 
조사를 마쳤을 때입니다.
 
슬슬 박성운이 돌아올 시간이로군요.
 
강현:(성운이 돌아올 시간이 다 되었으니 망치질을 하기엔 늦은 것 같습니다. 급히 못이며 판자를 얼기설기 끼워 비슷한 형태로 붙여둔 다음 방으로 돌아가요. 성운도 이 일과 관련되어 있을 거라는 생각에 머릿속이 복잡해집니다.)
 
성운이 돌아왔는지 밑이 시끌벅적 합니다.
 
잠깐... 소리를 들어보면,
 
으아악! 괴, 괴물이잖아?!
 
날카로운 비명이 저택을 가로지릅니다.
 
철재 (GM):<듣기>판정
 
강현:
듣기
기준치: 70/35/14
굴림: 40
판정결과: 보통 성공
 
분명 그 낯선 기사의 목소리익니다.
 
집사장:당신, 호위로 왔다지 않았습니까. 이게 무슨 짓입니까! 감히 주인님의 가면을 벗기다니!
여러분 진정하십시오! 그분은 우리 주인님이 맞습니다.
노라님, 제인님, 하녀들을 통솔해 주십시오.
피터, 자네는 다른 하인들을 진정시켜주게!
 
집사장의 다급한 목소리가 들립니다.
 
집사장:주인님 진정하십시오. 아무도 주인님의 모습을 보지 않았습니다!
 
박성운:강현, 현은?
내려오면 안된다고 해!
빨리 새 가면을 가져다 줘...
 
가면을 쓰지 않은 박성운의 모습을 마주하러 갈 건가요?
 
아니면.. 내려가지 않을건가요?
 
강현:(주저하며 계단 뒤 벽에서 머뭇거리다가 이내 고개를 돌립니다. 손으로 만져본 얼굴은 분명 멀쩡했으니까 아무 문제 없겠지, 그런 낙관적인 생각을 품었을지도 몰라요.)
 
강현이 마주하러 간다면 강현은 얼굴을 가린 채
 
웅크리고 있는 박성운과
 
구석에서 미쳐버린듯 넋이 나간 채
 
낄낄대는 낯선 기사를 발견합니다.
 
그는 당신의 남편이 맞아요..
 
그야 아침에 사온다 했던 선물도 바닥에 어질러져있는걸요.
 
박성운:다가오지마!
 
박성운이 몸을 움츠리며 말합니다.
 
박성운:당신도.... 괴물 모습은 보고 싶지 않을 거잖아,
그렇지?
그러니 다가오지 마라고!
 
강현:난 당신 얼굴을 보려는 게 아니라... 아니, 이것도 물론 말이 이상하지만요. 그냥... (아까 전 본 것들과 지금 상황이 겹치며 속이 울렁거립니다. 의식적으로 성운에게서 시선을 돌려준 다음 천천히 다가서요.)
 
그럼에도 강현이 다가오면 박성운이 무너지듯 몸을 웅크립니다.
 
필사적으로 자신의 모습을 가려보지만,
 
스멀스멀 꿈틀이는 팔과 다리,
 
풍겨오는 기분나쁜 악취...
 
그의 모습이 괴물인 것은 변함이 없습니다.
 
san C (1d10/1d100)
 
강현:
SAN Roll
기준치: 53/26/10
굴림: 39
판정결과: 보통 성공
rolling 1d10
 
(
1
 
)
 
 
=
1
(심호흡을 한 다음 성운을 등지고 몸을 돌립니다. 팔을 펼치면 가운자락을 이용해 그런 대로 성운을 가려줄 수도 있을 것 같아요.) 모두 나가! 이 일은 내가 알아서 할 거야, 나가라고 해도!
 
성운의 떨림은 점차 멎어지더니.. 곧 진정한 듯 훌쩍이는 소리가 들립니다.
 
집사장:주인님! 괜찮으십니까? 가면을 가져왔습니다.
 
사용인들도 미쳐버린 낯선 기사도 정리하고
 
강현과 박성운은 박성운의 방으로 안내됩니다
 
두 사람의 사이에서 잠시간 침묵이 흐릅니다.
 
침묵을 먼저 깬 것은 박성운입니다.
 
박성운:....제 모습을 다 봤죠, 맞아요. 저는 괴물이에요. 본래부터... 괴물은 아니었어요.
저는 이 나라가 세워질 때는 분명히 인간이었으니까요.
세우던 중 사특한 마법사를 몰아 낼 때 앙심을 품은 마법사가..
전하께 저주를 내렸고,
그 저주를 제가 대신 받게 되어
누군가의 앞에서 추악한 괴물의 모습을 띠게 된 겁니다.
 
박성운:..그 뿐만이 아녜요.
제가 변한 모습을 남에게 보였을 때 상대가 미쳐버리면.. 저도 그를 죽이게 됩니다.
이것 또한 저주의 일부라 불가항력으로요.
현,... 난 당신과 행복해질 수 있을까요? 이런... 나라도?
 
강현:실은... (주먹을 쥐었다 펴며 성운을 곁눈질하다가 말을 이어갑니다.) 사실 오늘, 그러니까... 지하실도, 공작님의 방도 모두 들어와봤어요. 초상화도 봤고... 시체도. 그걸 물어보려고 했는데... (눈을 질끈 감고는 한숨 쉬듯 말합니다.) ... 저주를 풀 방법을 찾아요. 같이 노력해보면 어떻게든 되겠죠. 설마 방법이야 없겠냐고요...
 
박성운:......그랬군요. 제가 밉고, 싫지는 않나요? 묻고 싶은 것도 많겠죠? 궁금한게 있다면 물어봐도 좋아요. .......시체는, 제.. 전, 배우자들입니다. 대부분이 제 얼굴을 봐서 미쳐 죽거나 나로 인해 죽었죠. 날 떠나지.. 않을 건가요? (현의 앞에 무릎을 꿇고 올려다봅니다) 현, .. 당신의 말로 이 저주를 지금보다 약하게 할 방법이 있어요. ...그건 당신의 대답이에요.
당신이 함께해줌으로 저는.. 이제 당신이 보는 앞에서나, 당신을 제외한 타인의 앞에서 원래의 모습으로 돌아갈 수 있게 되었어요. 그러니 이제, 당신이 대답해주세요.
당신 눈에만 제가 본래 모습으로 보이길 원하는지,
당신을 제외한 타인 앞에서만 본래 모습으로 보이길 원하는지.
 
강현:... 전 공작님의 상태를 아니까 가면을 열지 않을 거지만 다른 사람들은 아니잖아요? 그 망할 기사처럼 누가 또 가면을 벗겨버리기라도 하면 그땐 무슨 일이 벌어지겠냐고요. (기왕 저주를 풀어주는 거 제대로 풀어줬어야지. 복잡한 생각에 손톱을 뜯으며 성운을 바라봅니다.) ... 그래도 전 그냥 눈만 가리면 되고... ... (쉽사리 결정을 내리지 못하는 듯 인상을 찡그려요.)
 
박성운:...그럼 현은 타인 앞에서만 본래 모습이길 바라는 건가요..? 매일 밤을 당신 눈을 가려주며 보내고 싶진 않아요. ...전 당신이 무슨 말을 하든, 원망하지 않아요. 제가 원망하는 건.. 오로지 왕입니다. 당신이 뭘 걱정하고 고민하는지 알아요. 그치만 현, 지금까지의 배우자들은 내 속이 아닌 겉을 궁금해 했어요. 몇 달을 불평 없이 지내준 당신인데.. 내가 당신에게 뭐라 할 자격이 있을리 없지..
 
강현:만약에 우리 사이에 자식이 생기면 걔들은 공작님 얼굴을 봐야 되는 거잖아요, 저야 뭐 그렇다 치고 애들까지 그럴 수는 없으니까. 좀 갑작스럽다고 느껴질 수는 있어도 그런 계획은 있었거든요, 말이 두서가 없는데... (횡설수설하며 지끈거리는 머리를 붙잡습니다. 그렇다고 평생 성운의 얼굴을 안 보자니 그건 아닌 것 같고...) ... 몰라요, 내가 뭐라든 답이 없잖아! 이미 죽은 왕을 죽일 수도 없는 노릇이고! 공작님은 뭐가 더 내키는데요?
 
문득 강현은 기억합니다.
 
저택의 식기에 씌여있던 말, 결혼식 때의 박성운의 맹세.
 
[누구나 자신의 일을 자신이 선택하길 원한다.]
 
그 누구나에는 박성운도 포함되어있었을 겁니다.
 
강현은 박성운이 바라는 대로 선택하라고 선택권을 넘깁니다.
 
그럼 무슨 일이 일어났을까요.
 
박성운은 잠시 침묵하더니 떨리는 손으로 제 가면을 벗습니다.
 
가면 안에 있는 얼굴은
 
강현의 손에 매일밤 닿아왔던 그 얼굴,
 
초상화에서 보아왔던 그 얼굴입니다.
 
박성운이 감격에 겨운 얼굴로
 
강현의 손을 끌어당겨
 
강현의 손 끝에 손등에 입을 맞추고 뺨을 부빕니다.
 
칠흙 같은 어둠 속에서가 아닌 강현의 시야에서요.
 
박성운:현, 내가 뭘로 보여요? 당신이 결혼하기 싫다고 생떼를 썼던.. 그 남편으로 보이는게 확실한거죠? 그간...너무 지쳐있었어요. 당신을 마지막으로 한번 더 믿어보려고 했던 내 선택이 틀리지 않았어. ....이제야, 됐어요. 당신이 내게 준 그 선택권이, 날 살렸어요 현.
 
강현:... 제가 뭐 했어요? (황급히 눈을 가렸다가 천천히 손가락 틈으로 성운을 바라봅니다. ... 왜 멀쩡하지?) ... 혹시 저 이미 죽었거나 뭐, 쓰러졌거나, 꿈이거나... 그런 거 아니죠? 저 한 대만 쳐봐요. 그치만 역시 왜 멀쩡한지 모르겠는데...
 
박성운:..네, 당신이 절 구했어요. 더이상.. 가면은 쓰지 않아도 ... 멀쩡해요 현. (현의 손을 잡고 제 얼굴에 손을 가져다 대주더니) 봐요, 꿈이 아니죠? 내 사랑, 내가 어떻게 당신을 때려요? 누구나 자신의 일을 자신이 선택하길 원한다..(웅얼거리며 현의 손바닥에 짧게 입을 맞추더니) 현, 다시 날 받아 들여주시겠어요? (성운은 현을 끌어안으며 감격하고, 또 감격합니다. 현도 더이상 가면으로 가려진, 어둠 너머로 통해서가 아닌.. 온전한 성운의 품에 안깁니다.) 날 사랑한다고 말해줄래요? (현을 품에 안은 성운이 애정 어린 눈으로 현을 안고 속삭입니다.)
 
강현:... 정말이네, 눈도, 코도, 입도 멀쩡하고... (멀거니 성운의 얼굴에 시선을 둡니다. 이내 성운에게 푹 안기면서도 여전히 얼떨떨한 기색을 떨쳐내지 못하고 있어요. 상황을 완전히 이해한 것은 한참이 지나서,) ... 그럼 이제는 정말 아무 것도 없어도 되는 거예요? 같이 늦게까지 잘 수도 있는 거고, 초상화. 초상화에도 같이 나올 수 있고! (점차 얼굴에 웃음기가 번집니다.) 사랑해요, 진짜 일이 이렇게 풀릴 줄은 생각도 못했는데, 어쩌지? 너무 좋아서 오히려 미칠 거 같은 기분 알아요? (사실 대답은 듣지 않아도 괜찮겠죠. 성운의 목을 와락 안고 입술을 부딪쳐요.)
 
오늘은 아주 긴 밤이 될 거에요.
 
0_전체종료
 
엔딩4: 라 비아트리스(la Beatrice)
 
ㆍ박성운: 생환
 
ㆍ강현: 생환
 
박성운의 저주가 온전히 풀렸습니다. 진엔딩에 도달한 것을 축하합니다, 강현.